[두 얼굴의 공유경제下] “독점기업 배만 불려” vs “공유경제 산업에 대한 오해”
[두 얼굴의 공유경제下] “독점기업 배만 불려” vs “공유경제 산업에 대한 오해”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8.12.1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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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기업 성장 속 찬반논쟁 격돌
소유에 대한 인식의 획기적 전환
사회 낭비 줄이는 친환경적 활동
공유경제 이익은 플랫폼에만 집중
‘공유’는 좋다는 막연한 환상 깨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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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공유경제는 새로운 경제체계로 주목받으며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미래 산업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반면 기업이 주도하는 공유시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공유’가 호혜성을 잃고 자본논리에 잠식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을 통한 발전 없이는 성장이나 확산의 규모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민들의 생활편의에 밀접하게 연결된 공유기업의 성장은 분명 공유경제의 가능성을 극대화 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시장 독점, 사용자 안전성, 기존산업과의 갈등 등의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해도 공유경제는 여전히 중요한 미래산업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두 얼굴의 공유경제 하(下)’편에서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아봤다. 이를 통해 공유경제의 미래를 가늠하는 한편, 첨예하게 부딪히는 쟁점들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고자 했다. 

공유경제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는 연구자들은 시민 생활양식의 긍정적 변화를 청사진으로 제시한다. 옹호자들이 말하는 공유경제에서는 효율과 소유 중심의 삶이 연결과 공유 중심으로 바뀐다. 이른바 ‘자원경제시스템’에서 ‘관계경제시스템’으로의 변화다. 이 같은 변화는 ‘소유’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도 불러온다. 시민의 소비 양태는  ‘소유해야 누릴 수 있는 방식’에서  ‘누릴 때만 소유하는 것’으로 달라진다.

한국공유경제협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창조경제연구회 김애선 책임연구원은 “소유의 인식뿐만 아니라 공유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음식, 여행, 교육에서 지식, 시간, 사람까지 공유할 수 있다”며 “공유경제는 사람들에게 협력의 의미를 깨닫게 할 것이다. 때문에 단순히 개인 삶의 양적 가치 확대가 아닌 다수의 사회적 가치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공유경제의 긍정적인 사회적 역할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 현재 공유경제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에어비앤비(Airbnb)의 음성원 미디어정책 총괄은 특히 공유경제가 도시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공유숙박이 활성화된 도시에서는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열릴 때 건축물을 새로 짓지 않아도 숙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복탄력성은 심리학 용어로 역경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말한다. 이 용어는 최근 들어 도시연구 분야에도 쓰이기 시작했는데 자연재해나 테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은 도시가 이전의 상태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뜻하는 의미로 확장돼 사용된다.

실제로 지난 2011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호텔용적률 특례 제도가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곧바로 호텔 공실 문제가 발생했다. 음 총괄의 지적대로 만약 새로운 공간을 늘리는 대신 유휴공간을 활용했다면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능했다.

음 총괄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니즈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도시공간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변화에 적합한 대안이 바로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유경제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비판자들은 산업의 과실이 기업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못마땅해 한다. 이들에게 기업은 사실 공유 행위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유휴자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이 밖에도 공유산업은 개인정보의 독점, 노동시간의 증가, 개인 삶의 단절, 규제 완화 갈등, 사용자 안전성 문제 등에 직면해있다. 사안 중 일부는 아직 관념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어떤 문제는 특정 산업군에서 이미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투데이신문>은 공유경제를 두고 논의되는 쟁점들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이들 중에는 공유경제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시장논리 안에서 공유라는 개념은 단지 오용될 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 또 몇몇 전문가들은 사안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기도 했다.

취재에 응한 전문가는 모두 5명으로 에어비앤비 음성원 미디어정책 총괄, 테크프론티어 한상기 대표(전 카이스트 교수), 창조경제연구회 김애선 책임연구원, 채효정 정치학자,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위홈 대표) 등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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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및 개인정보의 독점 문제

공유경제 비판자들은 특히 공유기업의 시장 독점적 성격을 우려한다. 서비스 이용자들의 플랫폼 편중현상이 심해 산업이 독점적 구조로 수렴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유경제산업에서는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빠르게 몸집을 불려 해당 산업군을 지배하는 구조로 나아가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공유기업들도 규모가 작은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기업과 결합해 더욱 몸집을 불려 나가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 역시 각각 자율주행 기업, 고급빌라 렌털회사 등의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에어비앤비 음성원 미디어정책 총괄(이하 음): 기존 회사들에게는 가하지 않는 비판이 유독 공유경제 산업에 집중되는 것 같다. 공유기업의 플랫폼 독점은 그 자체로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플랫폼 한 곳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이전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보시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정보 수집과 관련해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물론, 카드사 등 금융사들, 심지어 작은 매장들까지도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데이터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의 활용은 법에 따라 제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저희 역시 데이터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테크프론티어 한상기 대표(이하 한): 플랫폼 기업은 누구나 개인정보 또는 데이터를 독점한다. 그것이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이는 사용자의 동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제재할 수는 없으나 이에 대한 보호와 관리는 매우 투명한 제도로 이뤄져야 한다. 유럽의 ‘GDPR’은 이런 점에서 현재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고 본다.

GDPR은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약자로 유럽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일컫는다. GDPR은 체계적이고 강화된 규정으로 평가받는다. 유럽 의회는 이를 제정하면서 기업의 책임과 정보주체의 권리를 강화했다. 기업의 경우 전문지식을 갖춘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두도록 했으며 규모에 따라 개인정보의 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창조경제연구회 김애선 책임연구원(이하 김): 모든 독점은 경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점적 사업자의 재무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거나 임계량을 넘은 공유경제 플랫폼의 지대 수익은 분리 과세하고, 플랫폼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 기준을 정립해 사회적 평판을 형성해야 한다. 시민들의 개인정보 수집의 경우에는 비식별 처리해 안전하게 활용하면 된다. 오히려 재식별 행위를 규제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데이터 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채효정 정치학자(이하 채): 지금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플랫폼에 집적되는 정보는 참여자들이 공유할 수 없고, 이 정보의 독점과 상업적 이용은 정말 큰 문제다.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이하 조): 공유경제는 참여자가 가치를 만드는 경제다. 하지만 인터넷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인터넷에 구글과 페이스북만 남았듯이 공유경제도 우버와 에어비앤비밖에 안 남았다. 이들은 사회적 가치를 강구하지 않는다. 커뮤니티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의 배를 불린다. 공유경제가 사회적 가치를 이루고 플랫폼의 독점, 정보의 독점을 해결하려면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조합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플랫폼 조합주의는 블록체인 기반의 조합주의 공유경제를 일컫는 말로 프로토콜 플랫폼 또는 블록체인 협동조합주의라고 부른다. 플랫폼 조합주의는 중앙집권적 공유경제의 폐해를 보완하기 위해 창안된 아이디어다. 주창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중계자 없이 가치를 나누는 네트워크를 구현고자 하며 그것이 가능하다면 독점적 공유경제가 갖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유경제는 친환경적이며 공동체적인가

공유경제는 유휴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경제활동을 만들어 낸다. 비어있는 집, 쉬고 있는 차 등을 소유하지 않고도 편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또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개인들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가령 카풀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 소수의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때문에 공유경제는 친환경적이며 공동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낙관적인가라는 비판도 격렬하다. 현재의 공유경제는 수익과 효율이라는 목적 아래 발생한 임대업의 확장에 불과할 뿐 개인과 지역의 공동체는 오히려 파괴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시의회는 지난 8월 공유차량의 신규면허발급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일본 정부도 공유숙박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허가받지 않은 민박업자들을 퇴출했다.

음: 공유경제가 효율 향상을 위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기존의 자원을 활용한다는 본질적 특성이 있어서 친환경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또한 자산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교류가 이뤄지고, 그 교류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서비스가 설계되는 등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장점도 있다. 따라서 공유경제의 활성화는 결과적으로 사회에 큰 편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한: 출발은 친환경적이고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우버, 에어비앤비, 인스타카트(Instacart)가 문화를 해치는 것은 있어도 문화의 교류에 기여하는 바는 별로 없다고 본다. 해외 도시에서 에어비앤비를 퇴출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자신들이 사는 동네의 기존 분위기와 문화를 해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또한 이용자는 편해도 서비스 제공자는 노동자로서의 권익을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에서 공동체 의식은 더 사라지고 있다.

김: ‘친환경적’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은 공유경제를 물질 소비 측면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공유경제는 단순히 물건의 공유만이 아닌 물건의 생산에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채: 현실의 결과는 그렇지 않다. 결국 유휴자원과 유휴재산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돼 있고 무엇보다 교류 정보를 플랫폼 기업이 독점한다. 다주택 소유자인 부동산 임대업자가 주택 임대하는 것을 유휴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나. 이웃끼리 나눠 쓰고 함께 쓰는 호혜경제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이고 시장 수익을 기대하는 한 일종의 임대산업일 뿐이다.

조: 공유경제는 자원을 계속 활용하는 방식으로 환경문제에 도움을 준다. 또 공유라는 과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커뮤니티 교류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아지는 면이 있다. 다만 공유경제는 유휴자원의 공유로 시작했지만 시민 중심의 활동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직접 경제적 가치를 만들고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택시기사들은 지난 2014년 우버가 도입될 당시부터 우버 서비스에 격렬히 반대하며 생존권 사수에 나었다 ⓒ뉴시스
택시기사들은 지난 2014년 우버가 도입될 당시부터 우버 서비스에 격렬히 반대하며 생존권 사수에 나섰다 ⓒ뉴시스

 

공유경제는 노동성을 파편화시키는 디지털 신자유주의다?

공유경제가 직면한 또 다른 논란은 쪼개기 근로형태로 인한 노동성의 파편화다. 비판자들은 짧은 시간 동안 필요에 의한 노동과 대가를 제공하는 공유기업의 부분고용 방식이 그동안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돼온 비정규직, 임시계약직, 프리랜서의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유경제를 ‘임시직 경제’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저임금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다만 대척점에서는 ‘자발적 노동’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노동제공의 여부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남는 시간을 활용해 소득구성을 다원화할 수 있다는 반박이다.

음: 먼저 에어비앤비는 좀 다르다고 말씀드린다. 시간을 쪼개는 공유경제가 있고 자산을 쪼개는 공유경제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자산을 쪼개는 데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노동의 파편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집이 일을 하는 거지 사람이 일을 하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 다만 그러면 다른 영역에서는 정말 노동성의 파편화가 일어나는가라고 묻고 싶다. 우버와 택시를 예로 들면 스스로 노동시간을 만들어 선택하는 것보다 사납금을 맞춰가며 일하는 것의 노동문제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자기선택권을 통해 이뤄지는 노동에 대해 노동파편화라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한: 자신들의(공유기업의) 플랫폼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동을 제공하지만 노동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최저 임금보다 못한 수입을 얻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많다. 지금의 공유경제는 자본에 의한 탐욕이 극대화된 것으로 본다. 로버트 라이시 교수가 얘기한 ‘부스러기 경제’가 맞다. 우버는 이런 측면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 모델의 선봉에 서 있다.

‘부스러기 공유경제(Share-the-scraps Economy)라는 말은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라이시가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말이다. 라이시 교수는 공유경제의 이익이 플랫폼에 집중되고 노동자에게는 부스러기만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이 표현을 썼다.

김: 본말이 전도되면 안 된다. 어떤 기업이든지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노동자의 권리라면 예를 들어 택시업계일 텐데 이분들 때문에 풀러스, 콜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 영국은 항상 소비자 편익을 우선으로 정책을 선정, 추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소비자단체, 이익단체의 입김이 두려워 공유 스타트업들을 불법이라며 낙인찍고 있다. 이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 지금의 공유경제는 공동체 연대기반을 다 허물어버린다. 파편화된 개인들의 관계만 남겨놓고 그 속에서 시장원리에 따라 각자의 필요와 이해들을 구하라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공유경제는) 신자유주의의 전면화, 극단화, 급진화 양상이라고 본다. 인간은 대부분 혼자 살 수 없는 존재기 때문에 회사든 지역이든 자기의 연대망이 있고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의 공유경제는 인간이 관계를 다 단절해놓고도 생존이 가능하도록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디지털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공유경제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술을 통해 단절된 인간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건 환상극이나 사기극이라고 생각한다.

조: 노동의 파편화는 공유경제에서 자기가 쓰고 싶을 때, 누리고 싶을 때만 소유하는 것처럼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할 수 있다는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플랫폼 기업의 독점이 공유경제적이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플랫폼 독점에 의해 일어난 잘못된 부작용을 공유경제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노동의 파편화는 글로벌 독점사업자에 의한 문제다. 플랫폼 기업은 사업자의 배만 불리고 참여자의 경쟁은 늘리며 지역사업자를 죽인다.

 

사용자 안전성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용자 안전문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업자 및 노동자로 참여하는 공유경제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공유숙박 주인의 성범죄나 차량공유등록 운전기사들의 일탈행위는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최근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가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은 아직 본격적인 공유경제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인만큼 대안마련 필요성이 대두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옹호자들은 안전문제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며 정부보다 훨씬 더 세부적인 체계로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음: 사용자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새로운 서비스이다 보니,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에어비앤비는 극히 낮은 확률이라도 관련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신뢰와 안전은 에어비앤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며 매일 24시간 고객상담원, 데이터 과학자, 디자이너, 위기관리 담당자, 법집행기관 전담 연락관, 피해자 보호 전문가, 사이버안전 전문가, 보험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결국 적절한 규율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신용이나 배경 체크(범죄 기록 등)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플랫폼 기업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김: 사용자 안전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판’일 것이다.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 평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관리가 되면 사용자 안전성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채: 시장의 해결방식으로는 답이 없다. 지금 공유산업·공유기업은 수요, 공급의 원리라는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근본적인 관점을 탈피하지 않고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시장적)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있다.

조: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처음 나왔을 때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 이건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것으로 과장된 부분이 있다. 플랫폼의 신뢰시스템, 즉 알고리즘 트러스트는 실제로 그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예전에는 정부가 라이선스를 줘야 믿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각각의 운전자를 모두 개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이 결합된다면 플랫폼 없이도 사용자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 논의가 이뤄졌다 ⓒ뉴시스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 논의가 이뤄졌다 ⓒ뉴시스

 

정부 및 지자체 주도 공유경제의 현주소는?

정부와 지자체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공유경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공유도시를 선언하고 매년 공유서울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시민과 밀접한 영역에서 공유경제의 저변확대를 기획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공유허브’에는 중고품 백화점, 홈스테이 플랫폼, 멘토링연결 등 다양한 공유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2014년 ‘경기도 공유경제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지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밖에도 부산시와 대전시 등이 공유경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지자체 차원의 노력에는 대다수가 호평을 보내지만 시장 기회의 창출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 등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음: 공유숙박은 도시재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강원창조경제센터와 함께 빈집을 활용해 에어비앤비 숙소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일본의 대표적 고령화 지역이었던 요시노에도 에어비앤비가 도입된 이후 호스트가 된 주민들은 수입을 얻을 수 있었고 동네가 활성화됐다. 기업이 아니라 개개인이 소득을 직접 얻는다는 점에서 ‘관광의 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호스트는 벌어들인 부수입을 가계소비에 쓴다거나 임대료 및 대출 상환에 활용하고 여행을 떠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

한: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공유 경제 모델은 필요하다.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닌 시민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프로젝트는 적극 추진해야 한다.

김: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유경제는 이미 소유한 물질을 나누고 공유하는 비용감소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에는 시장경제활동의 기회를 창출하는 부분도 있다. 영리형 공유경제라고 반드시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한쪽에 치우친 면이 있다. 공유경제가 비영리적이어야 한다고 못 박으면 본래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채: 지금 공유경제에서 말하는 공유는 ‘공공의 것’을 만들고 유지하는 공유 개념이 아니라 사적인 것을 공공을 대상으로 자원화·자본화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유경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 역시 공유경제를 촉진하는 주체다.

조: 국가적 전략도 없고 개념에 대한 합의도 없는데 국가에서 얼마나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무원들도 몇 년마다 바뀌고 새로운 사람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추진하는 모습이다. 민간기업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도 않고 세금만 쓴다. 국가가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공유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해야 하는가 완화해야 하는가

공유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및 완화는 최근 한국사회의 주요이슈 중 하나다. 최근 에어비앤비는 내국인을 상대로 숙박공유를 허용해 달라며 1만3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근거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의 공유숙박은 도심지역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내국인은 한옥스테이나 농어촌민박업이 적용되는 농촌 지역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우버는 2014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정법 위반이라는 비판에 직면,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우버는 특히 국내 택시업계와 강한 마찰을 빚었으며 이는 최근 카풀 서비스로 옮겨 동일한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정부의 규제로 혁신적인 기업들이 시작도 못하고 좌절한다며 비판하고 반대편에서는 보다 강력하고 구체적인 규제를 통해 사용자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 공유숙박은 집을 공유해서 다른 사람에게 제공을 하는 건데 그걸 외국인에게는 허용하고 내국인에게는 금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다. 하숙 같은 경우도 공유숙박과 다르지 않다. 하숙 역시 집에 남는 공간을 조금 장기적으로 내국인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하숙은 되고 공유숙박은 안 된다는 건 이해가 안 간다. 외국인은 한국의 관광수지를 위해 허용하고 내국인은 금지한다는 건 1980년대 개발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한: ‘온디맨드(on-demand)’, ‘긱 경제(gig economy)’에 참여하는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노동자 지위 보장과 권리 인정이 필요하다. 또 공유의 철학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 또는 횟수로 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카풀에 대해 횟수, 직업 보유 등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나 숙박 제공의 기간 제한 방안이 거론되는 것은 지나친 노동 시간을 방지하고 왜곡된 수익 모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즉 저급한 노동현장이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온디맨드는 모바일 및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즉각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형태를 말한다. 긱 경제는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사람을 고용하는 경제형태를 일컫는 용어다.

김: 현재 공유경제는 아직 싹도 트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보다는 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하나하나 틀 안에서 규제를 하면 공유경제가 성장하기 힘들다. 공유경제를 모델로 하는 기업들이 진입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좀 더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문제로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이익단체가 아니라 다수의 소비자 이익이 정말 우선이 된다면 규제를 할 필요가 없다.

채: 공유경제가 막연하게 좋은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그리고 기술과 자본의 결합에 대한 시민적·공공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 개발부터 상품화까지 아무런 통제가 없다. 특히 공유경제의 기술 개발에도 산학협력이나 연구개발 지원 등 국가차원의 지원이 투입되는데 그 성과는 사적 기업들이 영리적 목적으로 전취하는 것도 문제다.

조: 규제의 문제가 아니다. 규제로 접근하니까 기존 산업과의 갈등이 부각된다. 국가전략으로 보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논리가 서면 이해상충의 문제도 답이 나온다. 그것의 일환으로서 규제개혁이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는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미시적인 눈으로만 보니까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이다. 공유경제에 대한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공유경제에 대한 정의도 제대로 못 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의 전문가 의견을 통해 알 수 있듯, 공유경제는 어떤 방향으로든 한국사회의 소비에 대한 관점과 삶의 양태를 변화시킬 동력을 갖고 있다. 긍정적인 차원에서는 소규모 공동체의 유대 강화를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방향이 어긋난다면 오히려 더 개인이 파편화된 사회로 전락할 수도 있다.

때문에 조산구 공유경제협회장의 국가적 전략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당장 눈앞에 닥친 개별적 사안의 갈등해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명확한 관점과 계획을 갖고 규제에 대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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