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날짜 거론되는 김정은 연내 서울 답방
특성상 서울 답방 당일 대외적 공표 있을 듯
미국 정가 설득 위해 비핵화 이행 메시지 필요
남남갈등 해소 위해선 명확한 메시지 전달돼야

지난 9월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특정 날짜를 거론하며 보도 경쟁을 벌이는 등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면 청와대는 연내 답방이 될지, 내년 초 답방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날짜를 특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내놓을 메시지다. 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한반도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곳곳에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숙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워커힐 호텔은 오는 17~20일 스위트룸 예약이 찼다는 소문이 있고, 16~20일 코엑스 일부 룸은 대관이 불가능하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17~19일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할 것이라는 등 날짜를 특정해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내 답방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연내 답방을 위해 북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갑론을박’ 답방 날짜

김 위원장의 답방 날짜가 특정되지 않는 이유는 경호의 이유도 있겠지만, 김 위원장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간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제외한 나머지 외교 일정의 경우에는 당일 혹은 그다음날 외부에 공표를 해왔다. 중국을 방문할 때에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그다음날 보도가 될 정도로 자신의 일정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따라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한 달 전에 공표된 것이 이례적이다. 이런 이유로 이미 날짜는 우리 정부와 협의가 끝난 상태이고, 발표만 남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날짜를 발표하는 시기는 답방 당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끝난 직후 발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명균 장관이 북한과 협의 중에 있다고 했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론은 이번 주말에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청와대 내부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확실시되는 서울 답방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는 ‘일정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언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고 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이 가져올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 정가와도 연결돼 있다. 지난 11월 6일 미국은 중간선거를 치렀고, 상·하원 일부가 교체된 상태다. 문제는 새로 상·하원에 입성한 이들이 과연 한반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다. 지난 11월 중순 미국을 다녀온 조 장관은 최근 지인들에게 미국에 가서 깜짝 놀랐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하소연은 미국 정가의 한반도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했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이행을 선언한 것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또한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북한은 여전히 적대적 위협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몰이해가 왜곡된 한반도 평화 정책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와 핵미사일 부품시설 해체, 미군 송환 등 다양한 이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로 북한을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깨야만 종전선언도 할 수 있으며, 나아가 평화협정도 체결할 수 있다.

지난 9월 19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19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는 과연

그런 점에서 서울 답방 때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국민을 상대로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하는 것이다. 핵을 한반도에서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 남북 경협을 넘어 한반도의 평화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밝힌다면 미국 정가에서도 북한에 대한 몰이해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전달된 메시지에 따라 교착 상태에 놓여있던 북미고위급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고위급회담 재개를 강하게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서울 답방을 통해 발전된 남한의 모습에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메시지에는 비핵화 이행뿐 아니라 남북 경협의 메시지가 들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경협을 통해 남북이 모두 잘 사는 한반도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들어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보수 세력은 얼마나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7일 보수단체는 김 위원장의 답방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벌써부터 남남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 해석을 놓고 남남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이행 혹은 남북경협에 대해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오히려 문 대통령에게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보수야당은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놓고 문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고, 남남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이 보다 명확한 비핵화 이행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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