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지도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뉴시스
단식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지도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5일째 단식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10일 “정치개혁이 바른미래당의 최대 과제이며, 이를 위해 저를 바칠 것을 약속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첫걸음”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지도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에 따라 의석을 배분해 국회의 권능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합의제 민주제를 이룩하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습을 제거하고 거대양당의 횡포를 막아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진정한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룩해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정치개혁을 이루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쟁취해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것을 약속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2년 전 우리 국민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라고 외쳤다. 대통령은 탄핵되고, 정권은 바뀌었지만, 그것뿐이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더욱 강화됐고 국회는 여전히 무력했다. 두 마리의 괴물이 아직도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은 촛불혁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자유한국당과 손잡고 짬짜미 예산을 통과시키며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했다. 두 마리의 큰 곰이 여의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쟁취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과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과 승자독식 양당제의 폐단을 지적하며 합의제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과 무능은 만회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문 대통령은 국회무시의 독단적 국정운영에만 몰입하고 있다. 지금껏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장관 후보자를 모두 장관으로 기용했고,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가 국정의 모든 것을 시시콜콜 참여하며 운영하고 있다.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승자독식 양당제의 폐단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이미 제왕처럼 군림하고 있다.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선거제도까지 자기 입맛에 맞게 요리한다”며 “이것이 양당제의 큰 맹점이다. 거대 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하며 예산을 짬짜미로 통과시킨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협치의 제도화, 즉 합의제 민주주의가 정착돼야 한다”며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가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심 그대로 정당득표율에 따라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로, 사표를 줄이는 제도”라며 “약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대변해 다양한 국민의 의사가 국회의석으로 대표되고, 여러 정당 간의 합의를 통해 정치가 이뤄지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초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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