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 공공성·공익성·투명성 강조
낙하산 논란으로 시작…연이은 사건·사고까지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뉴시스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사행성 논란을 빚고 있는 화상경마장을 비롯해 잇따른 직원들의 자살, 직원 간 보수 불평등, 경마장 자판기 사업의 특혜 논란까지 김낙순號 한국마사회가 갖가지 사건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공공성·공익성 우선 ▲신뢰·격려의 조직문화 구축 ▲투명한 업무처리 등을 3대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곤 “경마를 통한 수익 창출은 ‘목적’이 아닌 ‘공공이익의 창출을 위한 수단’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취임 11개월이 지났지만 ‘공공’, ‘공익’, ‘신뢰’, ‘투명’ 등과는 거리가 먼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연이은 직원 자살·‘화상경마장’ 설립 추진 논란

지난 9월, 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 테마파크 위니월드 관리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지난 7월 마사회 내부 감사에서 마사회와 소송 중인 하도급 업체에 내부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뒤였다.

특히, 당시 김 회장은 청바지를 입고 조문을 가고 유족들에게도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도 과천경마장 관리사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또 “경마를 통한 수익 창출은 공공이익의 창출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는 소신도 화상경마장 추진으로 빛이 바랬다. 

마사회는 지난 9월 경기, 대전, 강원, 충북, 충남, 전북권역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18년 장외 발매소 모집공고’를 냈다.

화상 경마장 유치에 찬성하는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낙후지역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반대하는 측은 도박중독 유발과 교육환경 문제를 들며 대립하고 있다.

마사회도 지역사회의 갈등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을 받는 화상 경마장을 계속 개설하려는 이유로 ‘고용과 불법 경마 방지’를 꼽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김낙순 마사회장은 “화상 경마장 유지는 직원 고용과 직접 연관된다”며 “또 (화상 경마장을 축소해) 합법적 경마가 줄어들면 불법 경마가 늘어난다는 연구자료도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마사회가 실질적으로 신규 화상 경마장을 세우려는 이유는 마사회의 수익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상경마장은 마사회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마사회로서는 포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마장 내 자판기사업 운영권 임직원 출자회사가 위탁 논란

경마장 내 자판기 사업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올해 자판기 부지 임대 사업자는 상이군경회와 4.19민주혁명회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마사회 임직원이 출자한 ‘한국마사회 새마을금고’가 두 보훈단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운영수익 대부분을 챙긴 것이 적발됐다. 

특히, 운영권을 제3자에게 되파는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한국마사회 측은 임직원이 출자한 단체가 위탁계약을 맺는 것을 눈감고 사실상 임직원들에게 직접 임대했다. 

또 올해 입찰공고에서도 해당 사업의 지원 가능 보훈단체로 두 단체의 이름이 다시 올라왔고, 현직 회장이 관련 비리로 기소된 4.19민주혁명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감사원 지적 이후 교체를 검토하며 로펌에 법리검토를 거쳤지만 계약기간만 유지하고 종료시키는 것이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직원간 보수 불평등도 도마 위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최근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2017년 직급별 평균 인건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사회 내 모든 직급의 인건비가 상승하는 동안 5급 직원의 인건비만 하락하는 등 불평등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2009년 1급 직원의 평균 인건비가 1억747만1000원이었고, 5급 직원은 5709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2년이 지난 2011년 1급 직원의 평균 인건비는 1억1926만1000원으로 1179만원이 상승했으나, 5급 직원은 오히려 497만1000원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에는 더 차이가 벌어졌다. 1급 직원의 평균 인건비는 1억2450만4000원이었지만, 5급 직원의 평균 인건비는 5032만4000원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직급 간 인건비 차이는 성과급에 따른 것으로 1급 직원의 성과급은 2009년 2166만8000원에서 2011년 2923만6000원으로 증가한데 비해 5급 직원은 2009년 1033만7000원에서 2011년 902만5000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공기업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는 경영평가등급을 고려해도 5급에 대한 차별이 확인됐다. 

전년도에 비해 평가 등급이 떨어진 2014년과 2017년에는 성과급 비율이 전 직급에서 떨어졌으나, 경영평가 결과가 2014년에 이어 C등급을 유지하던 2015년에는 5급을 제외한 모든 직급의 전체 인건비 중 성과급 비율이 증가했다.
 
이에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5급 신입 직원을 새로 뽑을 경우 첫 출근을 5월에 하는 등 연간 인건비에서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도 이같은 차이를 보일뿐 불평등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8월 김낙순 회장은 “올해를 사회적 가치 실현의 원년으로 정했다”며 “국민을 향해, 말과 함께라는 슬로건이 국민들께 체감될 수 있도록 공익성을 최우선하는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한국마사회 내 갖가지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 김 회장의 의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