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뉴시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 3월 취임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재광 사장의 반(反)노조 경영이 노·사간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이재광 사장은 취임 이후 공사 부서의 사무실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노조(금융노조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와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노조의 조합원 가입 범위를 문제 삼아 조합원의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노조간부를 일방적으로 전보시키는 등 잇달아 노조를 탄압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는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인사, 노무, 예산 부서에서 담당자 1인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인정했던 기존 노사간 협의내용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전원 노조 탈퇴를 요구했다.

또 노조 간부 인사발령과 근로조건(취업규칙) 변경 때 노사가 합의하도록 한 조항도 과도한 지원사항으로 꼽았다. 창립기념일 노조 추천 2인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는 관행도 없앨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9일에는 노조 전임간부를 노조와 합의 없이 전보 조치해 마찰을 빚었다. 이에 노조가 집회와 1인 시위, 고용노동부 진정으로 맞서자 법무법인 태평양과 지난 8월 17일 ‘노사관계 현황진단 및 전략자문’을 의뢰하며 대응했다. 지난 9월에는 공사가 노무법인과 계약을 맺어 단체협약 개정을 통한 노조 무력화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감사실에 압력을 넣어 노조간부를 파면하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공사는 법무법인, 노무법인과 노사관계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노사 합의로 이뤄진 노조 지원사항을 문제 삼아 올해 10월 감사를 벌였다. 공사 감사실은 지부의 차량주말 사용내역과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자 운영과 관련해 관리·감독 태만을 이유로 양호윤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2명의 파면을 인사위원회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 감사실은 ‘사장에게 사과하면 징계를 경감할 수 있다’고 노조간부들을 지속적으로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측의 행보에 금융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창조컨설팅이라는 악덕 노무법인을 통해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등의 노조를 와해시켰던 보수정권 시절 악질 노조파괴 공작이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이재광 사장을 비판했다.

이어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과 양호윤 주택도시보증공사 지부 위원장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공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청원서를 제출했다.

금융노조는 노동부에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에 대한 퇴진 투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HUG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노조와 갈등이 있는 것은 맞다.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소통하려 하고 있다”며 “서로 입장 차가 있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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