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칼럼니스트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전) 민주당 국제국장·민주당 부대변인
▲ 김태균 칼럼니스트
현)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사무처장

【투데이신문 김태균 칼럼니스트】 지난 12일 역사적으로 기록될만한 놀라운 장면이 있었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9.19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의 양측의 감시초소(GP) 22개소 철거여부를 상호 검증하기 위해 총 대신 카메라를 든 군인들이 만나는 장면이었다. 이동을 위해서 만들어진 오솔길에서 만나는 양측의 군인들을 보며 벅찬 감동을 느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두고 ‘분단사에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하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뜻밖으로 언론이나 국민의 반응은 차분해 보인다.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났고, 이후 북미정상회담까지 있었으니 이에 비하면 그리 놀라운 사건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보면 이번 일은 참으로 놀라운 사건이고 위대한 진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무장지대는 남북이 가장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어찌 보면 굵직한 사안을 먼저 논의한 뒤에 합의할 수도 있는 문제였는데, 이곳에서 가장 먼저 ‘실효적인 조치’가 이루어 졌다.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 할 수 있으며, 평화 시대를 향한 작아 보이지만 위대한 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국방부는 국내의 문제제기에도 차분히 대응했다. 이 조치 이후, 군 장성 출신들의 모임인 ‘성우회’에서 안보상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삼남(예비역 해군 대장) 성우회장은 “타 분야 남북 교류협력이 상당히 진전되고 신뢰가 구축된 이후에 군사 분야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우려를 표명한 뒤 ‘남북 군사합의 및 현 안보 상황에 대한 성우회원들의 우려’라는 제목의 서면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국방부에서는 즉시 정경두 장관을 비롯한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찾아가 “남북 군사합의는 과거 남북 간 논의됐던 ‘군비 통제 분야’에 관한 사항들의 시행에 주안을 두고 합의한 것이며, 일부 제기되는 문제와 우려는 충분한 보강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등 우리 군의 군사대비태세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NLL 포기 등은 사실이 아니며 국방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이를 믿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를 두고 남남 갈등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현재에도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고, 간극도 매우 크기 때문에 여론의 상황에 따라 움직일 개연성이 있다. 역대의 진보정권은 보수정권에 비해 국방비 예산을 더 증액하면서 안보를 중시했고, 이번의 경우 남북 양측의 GP가 철거되고 경계지점이 후방으로 후퇴했으니 예전에 비해 더 안전해 졌다.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는 문제제기에 국방부는 신속하게 분명한 사실을 가지고 대응함으로써 남남갈등의 단초부터 제거했다.  

밖으로는 진전을 이뤄내고, 안으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응을 해 준 국방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일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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