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2곳 신규 인가키로, 은행업 경쟁 제고
최대포털 네이버, 고배마신 키움증권‧인터파크 등 거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브리핑 하며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방침을 시사한바 있다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브리핑 하며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방침을 시사한바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추진 방침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5월 중에 예비인가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IT기업인 네이버와 앞서 인터넷은행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는 키움증권·인터파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한편 은행업의 경쟁도를 제고하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로 설립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신규 인가할 예정인데 요건에 부합하는 업체가 없을 경우 설립을 허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금융위는 “상대적으로 경쟁도가 낮은 가계대출 시장 중심의 업무범위 특성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진입이 필요했다”며 “일본·영국 등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이 활발한 주요국과의 경제규모, 인터넷전문은행 개수 등을 비교해 2개사 이하의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진입이 적정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있어서는 은행법령상 인가 심사기준을 기본적으로 적용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법령 및 도입취지 등을 고려해 ▲자본금 및 자금조달의 안정성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의 혁신성‧포용성‧안정성 ▲해외진출 실천능력 보유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 중에 인가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평가항목 및 배점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후 3월 중 신청접수를 받아 5월께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20년 상반기부터 제3, 제4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네이버, 키움증권, 인터파크 등 3곳이다.

먼저 네이버는 4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의 포털사업자로 ‘네이버 페이’를 활용해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해 있다. 또 자회사인 라인을 통해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의 진출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네이버가 은행 사업에 뛰어든다면 보유한 인프라만큼이나 폭발적인 파급력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당시 가장 먼저 진출을 선언한 전례가 있다. 인터넷전문증권사로 성공한 경험과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유력한 차기 인터넷전문은행 대상자로 꼽히는 이유다. 또 2015년에는 다우기술이 은산분리 적용 대상이라 신청을 포기했지만 지난 10월 공포된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비금융주력자도 34% 이내에서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되면서 진출 기회가 열렸다.

첫 예비인가 신청에서 탈락했던 인터파크도 2차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파크의 이상규 대표는 몇몇 언론을 통해 ‘인터넷은행을 꼭 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며 통신사·금융·핀테크 등 다양한 참여사로 구성된 컨소시엄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2015년 당시 인터파크가 주도했던 I뱅크 컨소시엄은 SK텔레콤, GS홈쇼핑 등과 손잡고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금융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출방식이 자영업자에게 집중돼 영업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고배를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키움증권을 제외한 ICT 기업들은 긍‧부정 입장을 내놓는데 주저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현재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터파크도 검토단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인 의사가 비춰지면서 진출할 것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외부에 알려진 대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며 “인가 신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준비 중이다”라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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