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휴일 뺀 수정안 31일 국무회의 의결
경영계, 임금 인상·법 위반 부담에 반발
“산업현장 혼란 방지 위해 기준 명문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 등을 심의 의결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 등을 심의 의결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법정휴뮤시간인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에 반영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에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보통 토요일과 같이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정하는 약정휴일 시간은 제외하되 법정 휴무시간인 주휴시간은 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토록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 국무회의에 주휴시간과 약정휴일 모두 최저임금 산정에 반영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경영계 반발 등에 심의를 보류하고 약정휴일 시간을 제외한 수정안을 이날 다시 상정해 의결 처리했다.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상시근로자 또는 단기간 근로자에 관계 없이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에게 노동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도록하고 있다. 유급휴일에 지급되는 임금이 주휴수당이다. 여기에 이번에 주휴수당이 지급되는 시간인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포함하도록하는 내용을 시행령에 담은 것이다. 

주휴수당은 이미 지난 1953년 만들어진 제도지만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가릴 때 어떤 산식을 적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최저시급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총액을 근로시간으로 나눠 산출한다. 문제는 분모에 해당하는 근로시간을 ‘실제 출근해 일한 시간’으로만 볼지 아니면 근로하지 않지만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도 포함해야하는 지 불분명했다.

정부는 주휴수당이 이미 최저임금에 포함된 것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분자)에 들어가니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분모)에도 주휴시간을 넣는 맞다는 취지다.

지난주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하는 배경에 대해 “현행 최저임금법령에서는 월급을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고 있지만 ‘소정근로시간 수’의 해석에 있어 법원의 판단과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 차이가 있었다”며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고자 고용노동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산업현장에서 적용돼 온 방식대로 ‘소정근로시간’ 외에 ‘주휴 시간이 포함된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를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그러나 법정 주휴가 아닌 노사 간 약정에 의한 유급휴일수당과 시간까지 산정방식에 고려됨에 따라 경영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수정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포함하는 개정안에 대해 경영계는 반대하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마당에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주휴시간을 최저임금법에 명문화하면 법 위반 사업자가 늘고, 편법적인 ‘쪼개기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부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 자체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개정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기존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명문화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1988년 1월1일 최저임금제가 시행된지 3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월급이나 주급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 어떤 근로시간을 적용할 것이냐를 법령이 아니라 행정해석으로 정해 왔다”며 “그러다보니 산업현장과 행정에 혼란이 계속됐고 오래 계속된 행정해석을 법령으로 정리해 혼란을 없애기 위해 오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상정해 심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은 오랜 행정 해석을 시행령에 반영하는 것이지, 최저임금을 추가 인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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