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신임대표 내정자, 알리안츠‧ING 등에서 인력감축
노조 “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정평…투쟁 나설 것”

지난 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가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정문국 대표의 내정을 반대하며 기회회견에 나섰다 ⓒ뉴시스
지난 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가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정문국 대표의 내정을 반대하며 기회회견에 나섰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정문국 신임 대표이사(현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내정하면서 인력감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은 일단 구조조정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놨지만 노조는 추후 긴급총회를 열고 직원들의 서명을 받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4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정 신임대표이사의 선임을 명백한 구조조정 예고로 판단,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유정식 신한생명보험지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인력감축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인물을 신한생명 대표로 내정하는 것”이라며 “노조는 전 조합원을 모아서 총회를 열 계획이고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자회사 경영위원회를 열고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를 신한생명보험 신임 대표로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정 내정자는 업계에서 구조조정 작업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과거 알리안츠생명보험(현 ABL생명) 사장 때 250여명의 해고를 이끈 바 있으며 현재 오렌즈라이프의 전신인 ING생명 사장 시절에도 30%에 가까운 직원을 구조조정 했다.

당시 ING생명의 노조 역시 정 내정자 이력을 문제 삼으며 사장 선임을 반대했지만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각서를 받고 한 발 물러섰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 때문에 신한생명보험지부는 신임대표 내정을 철회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지주사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지부장은 “조용병 회장이 2일 기자회견 현장에서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지만 ING에 각서까지 쓰고 들어가서도 인력감축을 했는데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게나”라며 “업계 전반에 정문국은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평판이 나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ING에 있던 사람을 우리에게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초기에는 양사의 독자적인 운영도 거론됐지만 신한금융은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한 후 신한생명과의 완전 합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합병이 2020년께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조 역시 두 보험사가 자유로운 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면 굳이 정 내정자를 신한생명으로 옮길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러나 아직 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 여부를 말하는 건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합병이 돼야 구체적인 게 정해질 텐데 아직 인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얘기하는 건 너무 빠른 것 같다”며 “더욱이 인수는 지주사에서 관여를 하지만 자회사의 경영 부분은 은행도 마찬가지로 지주사가 간섭하지는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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