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양호 겨냥한 국민연금‧KCGI의 ‘주주권 행사’
한진 조양호 겨냥한 국민연금‧KCGI의 ‘주주권 행사’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9.01.10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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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6일 기금운용위원회 열고 ‘스튜어드십코드’ 적용 논의
한진칼 2대주주로 올라선 KCGI도 한진 지분 추가 매입하며 견제
한진 조양호 회장ⓒ뉴시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과 KCGI(강성부펀드)가 오너 일가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를 시사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위기론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의 비금융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의 판단을 위해 오는 1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너 일가의 사외이사 연임 여부와 이사선임 제안 등의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오너일가 갑질 사건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평가받는 조 회장에 대한 조처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같은 해 12월경 이를 행사할 ‘수탁자책임실’을 신설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국민이나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한진칼이 한진그룹 경영의 정점에 서있는 지주회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내 지위의 중요성과는 달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일가의 지분이 28.95%에 불과해 외부의 지분매입에 따른 경영권 간섭 우려가 항상 제기됐다.

이른바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국내사모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주식 9%를 사들이고 지배구조가 취약한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주주행동주의’를 천명한 바 있다.

당시 KCGI는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KCGI는 지난해 12월 한진칼의 지분 1.81%를 추가로 매입해 10.81%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한진의 주식 8.03%까지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KCGI는 한진칼과 한진 모두에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한진의 경우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제외한다면, 조 회장 일가보다 많은 주식을 보유한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의결권 10%를 발휘하기 위해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에 추가 매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써 경영참여 자격을 완전히 갖췄고 주총에서 싸워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조 회장도 최근 단기차입금을 추가로 매입해 자산총액을 2조원으로 늘리며 독립적 감사의 선임을 봉쇄,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상장회사는 의무적으로 3인 이상의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현행 감사제도에서는 1명의 감사만 선임하면 되는데 KCGI가 올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감사위원회가 설치되면 감사의 수가 늘어나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또 현행법에서는 상장회사가 상임감사를 선임할 때 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지만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을 경우 이 같은 제한이 사라져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더욱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

KCGI는 이에 따라 한진의 단기차입금 매입이 결국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지만 한진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일축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KCGI나 한진칼에 대해서는 입장자료 등 공식적인 내용 외에는 별도로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단기차입금 매입 관련 입장자료를 내고 “2018년 12월 700억원, 2019년 2월과 3월에 각각 400억원, 750억원의 만기 도래 차입에 대한 상환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며 “과거와는 달리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 예상돼 차입금을 증액하게 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