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여야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과 관련해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났다’고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셀프용비어천가를 불렀다’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중심, 민생 중심의 회견이었다”며 “‘사람 중심 경제’, ‘혁신적 포용국가’를 기치로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잘 드러난 신년의 다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씀대로 ‘여전히 고단한 국민들이 많은 것’은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적 성과가 국민 모두에게 고루 돌아간 것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과 소수의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는 경제 진단에도 뜻을 함께 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잘사는 경제’를 위해 민주당도 비상한 각오로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기위안과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오로지 대통령만의, 대통령만을 위한’ 신년 기자회견 발상이 참으로 기발하다”며 “국민은 정부가 생존의 기로에 선 경제와 민생에 대해서만큼은 ‘이념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를 간절히 희망했지만, 오늘 대통령의 답은 외면과 무시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오로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세금 퍼붓기 정책만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독선적 선언의 연속일 뿐이었다”며 “정책은 선의로만 되는 게 아니고, 경제는 감성논리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문 대통령이 직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은 반성문을 원하는데 대통령은 셀프 용비어천가를 불렀다”며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2년간 29%나 오른 최저임금으로 폐업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청년들, 문재인 정부는 그 누구도 포용하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지금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청와대 권력 적폐다. 낙하산, 인사 파행, 채용비리 의혹 등 불공정에 대한 자기반성은 전혀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제를 종식시키지 않는 한 ‘적폐교대’만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신년사는 포용성장과 혁신성장에 대해 진일보한 전략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그동안 정부정책에서 소외되었던 소상공인과 서민들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포용성장이라는 애매한 목표만 있을 뿐, 양극화해소와 지역격차해소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적 수단을 갖지 못하는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정치적 마이크를 쥐어주는 선거제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양극화해소나 함께 누리는 경제목표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오늘 사람중심경제를 천명한 것은 일견 다행이지만, 경제의 초점을 노동자보다는 기업에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포용적 성장의 핵심이 소득주도 성장이라 말했듯이 이번 해에는 소득주도 성장이 흔들림 없이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에는 기득권의 저항과 고통이 반드시 동반되게 마련이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국민들에게 고통을 감내하자고 말하는 용기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초심을 잃고 방황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개혁을 위해 진심을 갖고 국민들에게 요청한다면 국민들은 분명히 응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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