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 인터파크, 진출 유보 공식화
“시장 경쟁을 감안해 본업에 집중, 내실을 강화하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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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던 인터파크가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업인 이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며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인터파크가 얼마나 현재의 입지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인터파크는 올해 추진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추진 방침을 발표한 이후 올해 3월 중 신청접수를 받고 5월께 예비인가 심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르면 2020년 출범할 전망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까지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위원회의 설명회도 예정돼 있고 대외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보니 입장을 빨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날로 격화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은행 진출보다는 본 사업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터파크는 지난 2015년 SK텔레콤‧GS홈쇼핑과 손잡고 ‘I뱅크 컨소시엄’을 구성,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뛰어들었다. 이밖에도 인터파크는 지난해 몇몇 언론을 통해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와 이번 신규 인가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인터파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그동안의 실적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도입이 꿈틀대던 2015년이 비해 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것은 물론 인터파크의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터파크의 영업이익은 2015년 기준 약 234억원에서 2017년 164억원 가량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공시된 경영실적을 살펴봐도 상반기에 18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등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인터파크의 주가 역시 수년 전에는 2만원 내외를 호가했지만 현재는 18일 오후 5시 기준 55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인터파크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경영 개선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쇼핑, 투어, 도서, ENT(Entertainment & Tickets)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사업총괄부분과 서비스총괄부문 등 2개의 편제로 통합한 것이다.

당시 인터파크는 조직개편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기존 핵심 사업들의 경쟁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인터파크의 입지는 더욱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신세계그룹, 롯데쇼핑 등 굵직한 기업들이 온라인 쇼핑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데 이어 이커머스의 선두주자 쿠팡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시장 장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터파크는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유보 결정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기 보다는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 전체적으로 업황이 안 좋다. 과거 몇 년을 비교하자면 지난해의 수익이 높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비관적인 접근은 아니고 시장 경쟁을 감안해 본업에 집중, 내실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내부 편제 개편을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이라며 “과거 이커머스 업계를 선도했던 시절의 명성을 다시 되찾기 위해 바쁜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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