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4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1월 임시국회 소집과 선거제 개혁 합의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바른미래당 김관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뉴시스
야 4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1월 임시국회 소집과 선거제 개혁 합의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윤소하, 바른미래당 김관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야권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당론으로 정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일제히 혹평했다.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안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이제라도 선거개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자체적인 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평가한다”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5명의 원내대표 합의안에서 대단히 후퇴되고 왜곡된 내용으로 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을 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무시한 안”이라며 “200석으로 지역구 의석을 53석이나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책임감 있게 지역구 의석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안은 회피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과연 지역구를 1석도 줄이기가 어렵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온 자유한국당의 수용성을 고려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거듭 비판했다. 또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민주당의 개혁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 없는 면피용 안”이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자기 지역구가 없어지는데 가만히 있을 국회의원이 어디 있겠느냐”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안을) 국회에서 논의해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민주당이 제시한 준연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 등 3개 안에 대해 ‘가짜 연동제’라면서 “10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후보들에게 찍은 표를 정당에 대한 지지로 간주해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것은 위헌판결이 난 사안인데, 복합형 같은 이상한 형용사를 붙이는 것은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역시 “비례대표 배분에 있어 민주당이 제시한 3가지 방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비껴가는 안”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준연동제, 복합연동제, 보정연동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민주당이 과감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본 취지에 합당한 안을 만들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여야 5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원칙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선거제 개정안 당론을 확정하지 않은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민주당 개정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협상용 안, 면피용 꼼수라고 비판했지만, 자유한국당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하루빨리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의원정수 유지에는 공감했지만, 지역구 의석수 감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의원정수 늘지 않는 선거구제 개혁안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 안에 동의하고 저희도 똑같은 입장”이라면서도 “53석 지역구 의석수 줄이겠다고 하는데 소선거구로 가능한 것인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 53석을 줄인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의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겉포장만 하는 것 아닌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지난번 합의안에도 명시했지만,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시정하는 내각제적 요소의 도입 없이는 제도의 정확성을 파괴하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시정하고, 국회의 총리추천제를 받아들인다면 그다음 연동형 비례제, 석패율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야 3당의 입장과는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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