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출마 자격’ 논란에 뛰어든 당 지도부…계파 갈등으로 번지나
‘황교안 출마 자격’ 논란에 뛰어든 당 지도부…계파 갈등으로 번지나
  • 홍상현 기자
  • 승인 2019.01.28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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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상 책임당원에게 피선거권 부여
당 비대위-선관위 갈등에 계파 갈등까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 경남도당 주요당직자와의 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 경남도당 주요당직자와의 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자격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전 총리의 불출마를 권유하며 자격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나서 당권 주자의 출마 자격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자격 논란이 계파 갈등으로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은 자유한국당 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를 가볍게 여기고 형식논리로 치부하는 것은 비대위원장으로서 용납 못한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불출마를 권유한데 이어 당헌·당규까지 거론하면서 자격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핵심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에게만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당헌·당규를 황 전 총리가 위배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 전 총리는 당헌·당규에 따라 책임당원에 들어가지 못해 피선거권이 없다. 따라서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된다면 당헌·당규에 위배된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두고 둘로 나뉘어 갈등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를 넘어 이제 ‘친황계’로 대변되는 세력은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황 전 총리의 출마를 옹호했다. 위기의 자유한국당을 구할 인물은 황 전 총리 이외에는 없기 때문에 비록 당헌·당규에 피선거권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자격이 주어진다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당헌·당규를 꺼내 들며 황 전 총리의 피선거권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피선거권 없는 황교안

문제는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에 당 지도부가 나서 불을 댕겼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은)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판단해야 할 일”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개입한다면 결국 선거 개입이 되면서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당대회 공정성 논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약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해 선출되더라도 자격 논란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현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한쪽 손만 들어준 불공정한 싸움을 했기 때문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황 전 총리에 대한 자격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전당대회에 대한 회의적 여론도 나오고 있다. 김병준 위원장이 나서 특정 후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계속 내면서 자격 논란까지 제기하는 것은 또 다른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불공정한 내용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일부 인사들은 “그렇게 따지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출마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즉, 유력 당권주자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 자격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홍준표 전 대표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자격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싫지 않은 내색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울산시 남구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에서 주요당직자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울산시 남구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에서 주요당직자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내부 충돌로 이어져

황 전 총리에 대한 자격 논란은 결국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의 충돌로도 이어진다.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은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과 관련해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 지도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28일 공식회의석상에서 “서로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선관위에서 먼저 편파적인 이야기가 나왔고 논란을 심화시켰다”면서 선관위에 책임을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과 관련해 심사는 선관위가 하고 이를 비대위가 추인하는 형태가 돼야 하는데, 당 선관위원장이 황 전 총리의 출마에 문제가 없다며 사실상 논란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비대위가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결국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의 갈등으로 증폭되고 있고, 당내 계파 다툼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결국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상임전국위원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헌·당규를 유권해석할 고유 권한은 선관위가 아니라 상임전국위에 있기 때문이다. 당헌 제23조 5항에는 상임전국위의 역할로 당헌·당규의 유권해석이 있다. 따라서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은 상임전국위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상임전국위는 황 전 총리에게 출마자격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인재 영입과 맞물리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상임전국위가 황 전 총리에게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자유한국당은 인재 영입에 옹색한 정당이 되면서 인재 영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인재 영입이 이뤄질 경우, 이들에 대한 자격 논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에게만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결론지을 경우, 인재영입 자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상임전국위에서는 황 전 총리에 대한 자격 부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당 비대위와 당 선관위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당 상임전국위가 이에 대한 결론을 낸다면 전당대회 교통정리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조만간 상임전국위의 개최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상임전국위의 결정을 비대위가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상임전국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황 전 총리는 김 위원장의 불출마 권유에 대해 “불출마를 권유한 것은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당의 화합과 통합을 위해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황 전 총리는 오는 29일 계획대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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