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던 계열사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약 20%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사인 아람코에 매각한다.

28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의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아람코는 19.9%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율은 71%로 낮아진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주당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다. 계약은 양사의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현대중공업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공시를 통해 “투자와 관련된 주주 권한, 회사 경영 등 주요 합의사항들은 양사 계약에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유치는 회사가 기업공개 전에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 유치방식인 프리IPO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오일뱅크의 상장도 프리IPO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연기될 수 밖에 없다.

현대중공업그룹도 현대오일뱅크 상장 지연을 공식화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공시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주식 처분 절차 종료 이후 재검토할 예정이며, 향후 본 사항과 관련하여 구체적 내용이 결정되거나 변동이 있는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부터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상장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회계감리가 강화되면서 상장 계획이 지연됐다. 결국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연되는 현대오일뱅크 상장 대신 우선 투자유치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아람코사의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점도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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