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키로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콘퍼런스콜 형태의 기업설명회를 갖고 대우조선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도 현대중공업과 매각 조건 합의에 나서며 화답했다. 산은은 이날 현대중공업과 매각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체결된 합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계열 조선사를 총괄하는 조선통합법인을 출범해 산은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출자받고 통합법인은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구조로 매각 협상이 추진된다. 산업은행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수평적 형태로 지배한다는게 기본 밑그림이다.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등 4개 조선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매머드급 조선사로 거듭게된다. 기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빅3체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빅2체제로 재편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 인수할 경우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전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우조선의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의 강점도 인수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조선산업이 빅3에서 빅2 체제로 간소화되면서 수주경쟁 해소에 따른 저가 수주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당장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같은 조건을 삼성중공업에도 제시, 인수 의사를 타진해보기로해 인수 대상에 대한 변수를 남겼다.

또 인수 당사자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사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 인수에 따른 민영화 추진과 관련해 전면 백지화와 총파업 투쟁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오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산은과 현대 자본의 물밑 협상으로 대우조선 매각을 선결정하고 절차를 밟아가는 잘못된 절차이며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산은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매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당사자인 노조 참여 속에 재논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도 반기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인수는 반대한다”며 “경영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했던 회사가 인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