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권 도전 나선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차기 당 대표, 합리적인 정치적 명분과 자질 갖춰야
내년 총선, 탄핵 등 과거 프레임에 묶여 치를 수 없어
당권 발판 삼아 대권후보로 나아가겠다는 건 사리사욕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 개혁·보수통합·공천혁신 이룰 것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우택 의원실 제공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우택 의원실 제공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이달 말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도 속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충청권 4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도 지난달 31일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당권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정 의원은 △당내화합 △보수통합 △반문연합 등 이른바 ‘3합 정치’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보수세력과 전통적 지역기반을 재건하고,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차기 대권주자를 뽑는 것이 아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를 뽑는 자리라며 당권을 지렛대 삼아 대권후보로 나아가겠다는 것은 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리사욕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본지는 정 의원에게 당권도전에 나선 포부와 그가 그리는 자유한국당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내화합·보수통합·반문연합…‘3합의 정치’

Q.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2016년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탄핵 직후 당이 존폐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당원들과 함께 당을 살려내고 지켜왔던 사람으로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다시 한번 당을 재건하겠다는 생각뿐이다. 당내화합, 보수통합, 반문(반문재인)연합, 즉 ‘3합(合)의 정치’을 통해 보수세력과 전통적 지역기반을 재건하고자 한다. 내년 총선은 피폐해진 민생과 경제를 다시 살려내고 불안한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나라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문재인 정권은 진보가 아닌 퇴보의 정권이다. 국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해 주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내년 선거를 과거 프레임에 묶여 치를 수 없다. 3합의 정치를 통해 보수세력과 전통적 지역기반을 반드시 재건하겠다.

Q. 전국을 순회하며 ‘당심투어’를 펼쳤다. 직접 만나본 당심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의 좌파포퓰리즘으로 무너진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으며, 적통보수로서의 자유한국당에 대한 역할을 많이 기대하시고 그 중심에서 저의 역할을 주문하셨다. 경제는 점점 악화되고 민생은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독선‧독단적인 좌파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독선‧독단을 막아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으로 일자리는 사라져가고, 경제성장엔진은 점점 꺼져가고 있으며, 안보‧외교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드는 상황에 많은 우려를 갖고 계신다. 독선‧독단적인 문재인 정부의 좌파포퓰리즘을 저지하고 자유대한민국, 시장자유주의 등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줄 것을 많은 분들의 말씀이 있었다. 특히, 지난 원내대표 시절 당시, 침몰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자유한국당으로 심폐소생시킨 경험을 살려 당을 위해 희생해 줄 것을 요구하셨다.

Q. 차기 당 대표의 요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차기 당 대표는 당의 화합과 단합을 통해 독단과 독선으로 치닫고 있는 정부·여당에 대항해야 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구심점인 당 대표를 통해 보수야당으로 우뚝 서야 한다. 앞으로 야당다운 야당을 이끌어갈 사람, 당을 튼튼하게 만들어 보수대통합을 이룰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 공천혁명을 통해 다음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차기 당 대표는 명분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 끝까지 당을 지킨 사수파 등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명분과 자질을 가진 분이 당선돼야 한다는 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신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우택 의원실 제공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정우택 의원실 제공

‘친박·탄핵 프레임’ 걸린 당 대표로는 총선 승리 못 해

Q. 당내 여러 당권주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큰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거론되는 후보 개개인의 정치적 경험이나 이력, 정무적 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훌륭한 우리 보수의 자산이라 생각한다. 당 대표를 염두하고 있는 분들은 저마다의 강점과 특기를 살려서 보수를 통합시키고 당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당 대표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정치적 여정이나 경험 등에서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운영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Q. 차기 당 대표로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원내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당을 이끌었던 저의 이력이 많은 분들께서 좋은 평가를 내려주시는 이유라고 판단된다. 정치권에서 장관과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 ‘트리플크라운’을 경험한 정치인으로,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통해 당 대표를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녹아있지 않겠느냐는 호의적인 말씀을 하신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저는 당 대표 후보 중에 유일한 경제 전문가다. 지금 망가져 가는 민생경제, 나라경제를 반드시 살려보겠다는 출마의 생각을 갖고 있다.

Q.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입당과 함께 친황계 형성 등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갈등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탄핵이라는 과거의 프레임에 걸린 당 대표 후보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당 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라 내년 총선에 승리하기 위한 당 대표를 뽑는 자리다. 당권을 발판으로, 당권을 지렛대로 삼아 대권후보로 가겠다는 것은 당을 위한 게 아니라 사리사욕에 불과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는 후보들이다. 당내·외 대선 유력주자들을 총동원시키고 당을 계파 없는 총력체제로 가동시킬 수 있는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한다. 선거에는 상대가 있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나 다른 야당에서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친박프레임’ 또는 ‘탄핵프레임’으로 올가미를 씌워 선거프레임을 가져갈 것이다. 당내로는 지금 사실 친박의 구심점이었던 분들이 모두 저희 영역에 있지 않아 친박과 비박은 거의 희석화됐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였다는 강한 친박 색채를 가진 사람이 들어오면 계파의 대립이 다시 재현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총선에서 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공격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탄핵프레임에 갇혀 방어만 하다 실패할까 우려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야당다운 야당·신뢰받는 대안정당 돼야 정권교체 가능

Q. ‘친박계’라는 평가가 아직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성공을 바랐던 한 사람으로서 친박이라고 한다면 ‘범친박’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 여의도 정치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친박은 박 전 대통령과 같은 당에서 여의도 정치를 측근에서 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저는 2004년까지 고 김종필 총재 밑에서 자민련에 있었고, 2006년에는 충북지사로 당선돼 지방정부에 있었다. 2012년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돼서 왔을 때는 그해 연말 박 전 대통령이 당선돼 청와대로 갔기 때문에 같은 정당에서 여의도 정치를 한 적이 없다.

Q. 같은 충청권 주자인 정진석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해서 진행 중인 사안이 있나

정진석 의원은 충청을 대표하는 의원 중 한명이다. 하지만 아직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정진석 의원도 당의 화합, 보수통합, 반문연합을 위해 저에게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Q. 어떤 자유한국당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자유한국당이 야당다운 야당,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 적통보수로서 보수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 지금 이대로 흘러가면 대통령의 지지율도 총선 때에는 20%대의 지지율로 하락할 것이고, 국민들도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지지율 하락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 스스로가 굳건하고 튼튼한 적통보수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처럼 야당다운 야당,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때 적통보수로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당원들이 선출한 정당성 있는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 이를 통해 보수통합 및 체제정비, 전열정비를 해나가야 야당다운 야당이 가능해지고, 적통보수로서 인재영입을 통해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년 총선은 정권교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인만큼 정당성을 갖춘 당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당 개혁과 보수통합, 공천혁신 등이 이뤄져야 한다.

Q. 4선 중진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켜온 정치적 소신은 무엇인가

저의 정치적 소신 중 하나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좌우명대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저에게 맞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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