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완독한 책이 고작 3권, 그를 강사와 작가로 만든 도구들

【투데이신문 박애경 발행인】 우리는 수많은 우연 속에 살아간다. 우연이 때로는 인연이 되기도 하고 필연이 되기도 한다. 쌓인 인연들이 때로는 인생을 힘들게 하기도, 때로는 이롭게 하기도 한다. 오늘 우연이 필연이 되어 자아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가 있어 그의 삶을 함께 공유했다. 그는 바로 ‘어쩌다 도구’를 만나 자기계발에 성공한 정리력 강사이자 작가 이재덕이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위너셰프>에서 『어쩌다 도구』의 작가 이재덕을 만났다. 인터뷰 장소를 이곳으로 잡은 이유는 인터뷰이 이재덕의 인생 역정과 도전 그리고 성취가 <위너셰프>에서 열정을 불사르는 청년 셰프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너셰프>는 외식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인큐베이팅하는 곳이다. 어쩌면 이곳은 기회를 요리하는 셰프들이 만난 ‘어쩌다 도구’일 수 있겠다.

이제부터 이재덕의 인생역전(人生逆戰)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자칭 촌놈이라고 한다. 6년 동안 한 학년에 한 반밖에 없던 시골학교 출신이며, 30세까지 서울을 고작 두 번 방문해 봤다는 그는 서울지하철 환승이 두렵고, 서울에 갈 때는 정장을 꼭 빼입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공부보다는 사람이 더 좋아 책은 그저 수면제고, 술, 담배, 당구, 컴퓨터게임은 자양강장제였다. 결과는 솔직했다. 10년 만에 졸업한 대학교의 학점 1.4가 분명히 말해준다. 그런 그가 지금은 고액의 강의료를 받는 정리력과 독서법 강사가 되었고, 베스트셀러 『어쩌다 도구』의 저자가 됐다. 그는 어쩌다 멋진 사람이 되었을까?

대학시절 점수에 맞춰 관심도 없는 전공을 선택해야했고, 그로 인해 공부는 점점 힘들고 학점은 바닥을 찍고 있었습니다. 도망치듯 호주로 유학을 갔지만 그곳에서도 생각만큼 잘 살지 못했어요. 호주에서 워킹(Working)과 홀리데이(Holiday)를 멋지게 꾸려가고자 했던 나의 바람은 어설픈 나의 이력으로 인해 거절의 아픔과 좌절의 쓴맛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유학생활 중 만난 앤디라는 홍콩친구 덕분에 퍼스 컨벤션 익스비션 센터(Perth Convention Exhibition Center)에 근무하게 되었고, 시급도 꽤 좋았습니다. 하지만 오전 6시전에 출근해야하는 업무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서 결국 왕복 2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자전거로 다녀야 했지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5시간밖에 못 잤지만, 좌절과 포기에 익숙했던 나를 단련시켜준 고마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우여곡절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밥벌이를 위해 이곳저곳 입사지원을 했습니다.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대부분 보험영업 직종에서 러브콜이 왔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첫 직장은 신한생명이었습니다. 보험영업에 있어서 나름 최선을 다했고 그로인해 ‘우수 인증 설계사’도 획득했고, 한 주에 3건 계약하면 얻는 3W를 최장 연속 47주까지 받았어요. 당시 나는 성실과 노력이라는 도구로 보험의 가치를 팔았고, 결과는 고액의 수입으로 나타났습니다. 잘나가던 내가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은 오래사귄 여자 친구와의 이별이었어요. 상실감으로 인해 6개월 가까이 술에 빠져 살면서 수입은 결국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하루하루 혼란과 방황을 반복하다 우연히 집어든 한권의 책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바로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입니다. 32년 동안 고작 세 권 밖에 읽지 않았던 내게 이 책은 신기할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돈을 주고 산 책입니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한 ‘100일 동안 33권 읽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그렇게 만나게 된 <성과를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이라는 책은 제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바인더’, 그중에서 ‘성과를 내는 탁월한 도구인 3P바인더’라는 내용에 몰입되었고, 바인더를 구입해 스스로 활용해 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습관이 안 되어서인지 활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3P바인더 활용법을 교육시키는 ‘3P자기경영연구소’에 수강등록을 했어요. 수강료가 부담이긴 했지만 나의 삶을 정리하게 되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기에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3P바인더 기본과정이후 3P코치과정, 3P마스터과정, 독서기본과정, 독서리더과정 등을 거치면서 8개월 만에 강사자격을 취득하게 됐고 지금의 직업까지 오게 된 거죠. 현재 3P자기경영연구소에서 독서와 정리력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3P자기경영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2009년에 설립된 3P자기경영연구소는 바인더라는 도구를 통해 기록, 시간, 목표, 지식, 업무, 독서경영 등을 관리하는 법을 교육시키는 곳으로, 2010년부터 천여 명의 코치와 마스터(강사)를 배출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이곳의 강사들은 이론만 전하는 강사가 아니라 각자 삶의 현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성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은 주로 조직의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때로는 업무성과를 필요로 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도 수강합니다. 그동안 배출한 교육생 수는 정규과정인 자기관리 부분에서는 총 30만 명 정도이고, 독서부분에서는 1800명에서 1900명에 이릅니다. 여기에 독서인 경우는 외부강의 및 특강까지 합치면 만 명 정도입니다. 교육사업 외에 바인더와 관련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3P바인더를 내게 보여주었다. 언뜻 보기에 여느 다이어리처럼 보였다. 이것이 그의 인생을 변화시켰다니, 필자의 마음에 호기심이 크게 일었다. 그가 말하는 변화의 힘은 바인더 속에 잘 정리된 그의 생각에 있는 것 같았다. 3P바인더는 총 16가지 섹션으로 나눠진 메인바인더와 보조바인더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8가지는 업무관리, 나머지 8가지는 개인의 삶을 정리하는 부분이란다. 그의 설명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3P바인더는 한 권의 다이어리로 내 삶의 목표와 꿈, 시간과 지식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라이프 플래너’입니다. 우선 효율적인 시간관리에 도움을 줍니다. 시간을 기록하고 그 시간을 제대로 피드백해서 불필요하고 위임, 제거해야 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지식에 관한 기록 역시 단순히 기록에 그치지 않고 분류를 통해 실행 가능한 기록을 함으로써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목표와 꿈의 기록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됩니다. 이중에서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독서기록입니다. 3P바인더를 사용하면 독서는 더 이상 지루한 영역이 아니라 즐거운 행복입니다.”

32년 동안 완독한 책이 고작 3권밖에 없었다는 작가 이재덕을 독서법 강사이자 자기계발서를 출간한 저자로 변화시킨 힘이 바로 3P바인더였다고 그는 누차 강조했다. 그렇다면 3P바인더와 독서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한 해 50권의 책을 읽는 것은 한 권의 책을 집필하는 것과 같고 한 학기 대학교 수업을 들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독서는 인생의 중요한 연료입니다. 나는 우선 3P바인더를 통해 독서목표를 평생, 연간, 월간, 주간 순으로 적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읽은 책을 북리스트와 본깨적 노트에 기록하면서 나만의 독서 히스토리를 만들어갔죠. 히스토리를 가시화시키는 데는 보조바인더가 톡톡한 역할을 했습니다. 독서노트를 주제별로 잘 분리해 보조바인더에 정리하면 언제든지 쉽게 꺼내어 놓을 나의 지적자산이 되었지요. 내가 독서포럼 나비를 리드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신간 <어쩌다 도구>를 집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축척해 둔 나의 기록들 덕분입니다.”

‘본깨적’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고 낯설었다. 본깨적이라는 뜻은 ‘본대로 깨우치는 대로 적용하기’라는 뜻이란다. 다시 말해 책을 읽을 때 핵심을 보고 내 언어로 깨닫고 삶에 적용한다는 의미이다. 핵심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반드시 나의 관점보다는 저자의 관점 혹은 타인의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신간 『어쩌다 도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나에게 설 땅과 충분히 긴 지레를 주면 지구도 움직여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석기, 철기, 불, 그리고 컴퓨터와 인공지능 등 도구사용으로 성장한 역사입니다. 독자들이 자신을 성장시킬 도구를 스스로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경험하고 저를 성장시킨 도구들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그것은 본깨적 독서, 정리력, 3P바인더, 그리고 독서포럼 나비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도구들과 함께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도구들은 결코 개인만 성장시키는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것의 진짜 가치는 타인에게도 유익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나의 궁극적 자기성장 목표는 바로 타인에게 유익을 전하는 삶입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나의 흑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담을 나의 언어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다 도구』를 통해 촌놈 이재덕이 해낸 일을 나라고 못할 것 있냐는 자신감을 얻길 바랍니다. 자신감은 곧 자기계발의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사인과 함께 내민 『어쩌다 도구』 책 내지에 그는 나에게 이런 덕담을 적어주었다. “2019년 ‘어쩌다 도구’로 훨훨 비상하실 겁니다.” 나는 기해년 비상을 꿈꾸며 펜을 들고 밑줄을 긋고, 노트에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 그가 말하는 도구 사용설명서를 잘 활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미 난 이 책에 중독된 것이다. 이 책의 수많은 추천사 중에 마음에 닿는 것이 있었다. 오늘 ‘도구 팬더’라는 별칭을 지닌 인간 이재덕을 만난 나의 느낌이 꼭 그랬다.

“이재덕 작가와 함께 있으면 행복해집니다. 그의 마음은 속이 꽉 찬 배추 같고, 지친사람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습니다. 그는 남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성공이라 말하고, 삶에서 성과로 연결시키는 마술 같은 재주가 있습니다. 그는 독서, 정리력, 바인더, 나비라는 도구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랑과 나눔의 마음으로 타인의 삶을 감동시키는 리더입니다.”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나>의 저자 이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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