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갑니다, 편의점/봉달호/130*190mm/시공사/276쪽/1만4000원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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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편의점에서 하루 종일 쓰고 또 썼다. 매일 아침 6시에 편의점 문을 열어 김밥과 도시락, 샌드위치를 진열하고 나면 출근 피크 시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물론 이때도 손님은 들어오지만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다시 손님을 맞은 후 자리에 앉고, 앉았다 일어섰다 요동을 치는 와중에도 글을 써 내려갔다.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발표할 것이라는 대책도 없이 그저 무작정.”

생활밀착형 에세이 <매일 갑니다, 편의점>은 7년차 편의점 주인이 카운터 너머에서 관찰한 손님들의 일상 이야기와 편의점의 내부 시스템 등을 자세히 보여준다. 저자는 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에 14시간동안 편의점에서 근무하면서 영수증 뒷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을 이용해 책을 써내려갔다.

“글을 쓰고 있다 보면 손님이 왔다. 한창 ‘글발’을 받고 있는데 손님이 들어오면 문장에 맥이 끊겨 짜증이 나기도 했다. 장사하는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되는데, 글을 쓰는 도중에는 제발 손님이 들어오지 않길 바란 적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카드 결제액이 점주 개인 통장이 아니라 본사 통장으로 들어간다. 어디 그뿐인가. 손님이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한 금액도 바로 그날, 지체 없이, 본사 통장에 입금해야 한다. 이를 일송금이라 부른다. 일송금이 며칠 밀리기라도 할라치면 본사에서 득달같이 전화가 온다. 분명 내가 번 돈인데 누군가의 통장으로 매일같이 부쳐야 한다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거시기’ 하다.”

편의점 점주가 말하는 민폐 고객부터 요주의 인물, 단골에 이르는 여러 손님과의 에피소드는 저자 특유의 오지랖과 아재개그를 만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또 손님 입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요 상품별 매입가와 판매가 비교, 1+1 행사의 비밀, 진열의 법칙, 요일별로 잘 팔리는 상품 목록 등 편의점 내부 시스템 등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은 1~4부를 사계절로 나눠 저자가 그동안 운영‧근무했던 몇 개 편의점에서 보고 겪은 일들을 하나의 편의점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묶어 묘사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인의 기록을 읽고 나면 편의점 나들이가 예전보다는 불편해질지 모르지만, 내가 향하는 편의점에서도 ‘사람냄새’가 났으면 하고 바라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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