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이후 노조 가입 증가 “고용안정 위협하지 않아야”
하도급업체 갑질로 시정명령도 받아, 계약서 미지급 논란

ⓒ뉴시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매각설에 휩싸인 넥슨이 구조조정 불안, 하청업체 갑질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더욱이 넥슨의 최대 매출 시장인 중국이 판호발급을 중단하고 강력한 규제를 내놓고 있어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매각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지주사인 NXC는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던 김정주 대표의 입장 표명 이후, 추가로 진행된 상황은 없다고 전했지만 업계에서는 2월 중 예비입찰이 진행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위해 중국 게임사 텐센트,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연합전선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넷마블은, 넥슨의 인수 대상자로 다양한 다국적 기업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참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매각을 전후로 넥슨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먼저 내부 직원들의 구조조정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노조 등에 따르면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조합원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매각이 이뤄지면 인력감축 작업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도 이와 관련해 지난달 공식입장을 내고 사측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불안함의 방향과 크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지금 상황이 여러 위험 요인을 안고 있음은 사실이다. 특히,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도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라며 “분명히 해야 할 것 한 가지는, 함께 넥슨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수천 명의 고용안정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아가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직원과 사회에 대해 책임감 있고 분명한 의지를 표현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넥슨의 매각은 여전히 비공식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어 직원들의 이 같은 불안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넥슨의 하청업체들에 대한 갑질 행태까지 드러나면서 넥슨의 대내외적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넥슨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넥슨이 온라인 게임 캐릭터상품 제조나 디자인 용역 등을 하청업체에 맡기면서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재 이유다. 

지난해 이 같은 내용을 심의한 공정위 소회의는 넥슨이 20개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을 위탁하면서 계약내용이 기재된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동일 행위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법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넥슨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20개 하청업체에 위탁업무를 주면서 20건의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3건을 지연 발급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물품납품을 위한 작업이나 용역행위가 시작되기 전, 하청업체에게 관련 계약서를 발급해야한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과 함께 도급 관계에 대한 신뢰의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어 넥슨 입장에서는 내부단속과 시스템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중국의 판호발급 중단 이슈도 매각을 앞둔 넥슨이 직면한 난관이다. 판호란 쉽게 말해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한이다. 중국은 게임도 출판물로 간주해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판호라 부른다. 일종의 자국 내 산업 보호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판호는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발급하며 외산 게임의 중국어 번역과 중국 내 법률 위한 여부를 심사하는데 지난해 3월 모든 외자판호가 중지됐다. 중국의 신규게임 판호는 2018년 12월29일 일부 승인이 이뤄지긴 했지만 국내 게임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매출에 상당한 부분을 기대고 있는 넥슨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이 청소년 게임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관련 규제정책을 강하게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업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던전 앤 파이터’는 넥슨의 매출에 있어 절대적이다. 던전 앤 파이터를 개발한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은 중국 매출을 기반으로 2017년 기준 1조1495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만 넥슨 측은 매각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NXC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매각 관련해서는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없다”라며 “1월 초 김정주 대표의 공식 입장문이 나간 이후에 따로 정해진 부분도 없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