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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대우조선해양 인수 경쟁자로 꼽혔던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최종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

12일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 지난 11일자로 참여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확인 실사 등의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 작업은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조선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면 산은이 여기에 보유한 주식 전량을 출자, 통합법인이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구조로 이뤄지게 된다.

기본합의서 체결 당시 산은은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내며 현대중공업과 인수 대상자를 놓고 저울질을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사업 외형 확대에 뜻이 없다며 지난 11일 이사회를 거쳐 불참의사를 산은 측에 통보했다.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등 4개 조선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독보적인 글로벌 1위 조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4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2위인 대우조선(584만CGT)을 인수하면 세계 시장점유율이 21.2%로 높아져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CGT)와도 세 배 이상 차이를 벌리게 된다.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 등 인수합병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노조의 반발이 거세 인수합병 작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부실을 우려하면서 인수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노조는 “대우조선은 부실부분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고 2조3000억원가량의 영구채를 안고 있다”며 “대우조선 인수 이후 두 회사가 동반부실에 빠지면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이고 노사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대우조선 노조 또한 무기한 천막농성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하며 매각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노동자과 지역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인 매각(인수합병)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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