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철 지음/35*202mm/240쪽/1만5000원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빅이슈 판매원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에 골몰한 이가 거리에서 보낸 편지들을 담은 아주 특별한 책이 출간됐다. 바로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이다.

빈곤, 아버지의 폭력, 돌에 맞아 실명한 오른쪽 눈,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보육원에서의 성장. 고시원, 쪽방, 길거리, 피시방 등을 전전하는 생활 속에서 저자 임상철은 홈리스의 자활을 돕는 사회적기업 빅이슈의 문을 두드렸다. 

빅이슈는 동명의 잡지 〈빅이슈〉를 재능 기부로 만들어 고시원, 쪽방, 거리 등에서 주거를 해결하는 주거취약계층에게만 판매 권한을 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정가가 5000원인 잡지 한 권을 판매하면 2500원이 판매원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로 합법적인 일자리를 통해 홈리스에게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빅이슈〉 판매원이 된 저자는 잡지를 판매하다가 이내 잡지만 파는 건 무언가 부족하다는 판단, 〈빅이슈〉는 표지 모델만큼이나 이 잡지를 판매하는 ‘빅판’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했다. 이에 그 고민을 자신의 목소리로 해결하기로 마음먹고는 어린 시절부터 18여년 동안의 홈리스 생활까지, 자신의 삶에 담긴 이야기를 적고 그려 잡지 뒷면에 끼워 넣었다. 이 책은 그 잡지 뒷면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임상철의 이야기는 사회적 의제로서의 ‘홈리스’, ‘장애인’이 아닌 집이 없는 ‘한 사람’,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의 서사로 그 의제를 뒤집어 보여 주며 편견을 깨고, ‘사람답게산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길거나 짧은 인생의 여정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살아갑니다.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고 지금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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