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19일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게 “어느 날 국민의 촛불이 쓰나미처럼 국회를 향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문 의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회가 민생입법, 개혁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금처럼 지리멸렬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긴박한 2019년의 두 달이 지나는 동안 우리 국회는 무엇을 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과연 우리 국회가 국민 앞에, 민족 앞에,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1월 임시국회가 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지난 17일 종료됐다. 여야정 실무협의체도 거의 3개월째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일정조차 조정하지 못하고 국회는 제자리걸음, 개점휴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정치를 말할 자격을 스스로 잃고 있다.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인 저부터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루하루 초조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특히 국민의 삶과 직결된 시급한 민생법안이 쌓여가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일 것”이라면서 “무수히 많은 민생법안이 국회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촛불 민심의 제도화, 개혁입법은 제20대 국회의 책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과 권력기관 개혁, 선거·정당·국회 등 정치개혁을 비롯해 광장의 촛불민심이 명령했던 개혁 법안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국회 사법개혁특위, 국회 정치개혁특위 논의는 멈춰있다”고 꼬집었다.

문 의장은 또 “제20대 국회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연말까지 불과 10개월 남짓”이라며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들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싸워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며 “국민의 삶과 마음 앞에서는 이유도 조건도 필요 없다. 국회는 지금 당장, 무조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2월 임시국회를 즉시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여야는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은 “그러니까 5.18 (망언)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다. 부끄럽지 않나”라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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