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하나금융‧키움증권,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구성
“이동통신 사업만으로는 예전 같은 가파른 성장 어려워”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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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사업다각화를 통한 활로를 찾고 있다. SK텔레콤으로서는 지난 2015년 첫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참여 이후 두 번째 출사표다.

SK텔레콤은 19일 하나금융그룹, 키움증권과 ‘제3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3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금융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컨소시엄 구성과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은 이르면 2020년께 출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신규인가추진 방침을 발표하고 올해 3월 중 신청접수를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예비인가 심사는 5월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SK텔레콤의 ICT 기술력과 키움증권의 온라인 증권 운영 노하우, 하나금융그룹의 핀테크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역량을 기반으로 업계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정보통신(IT), 금융,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키움증권, 하나금융그룹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당사의 앞선 뉴 ICT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금융산업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참여결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인터파크‧GS홈쇼핑등과 손잡고 ‘I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출방식이 자영업자에게 집중돼 영업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고배를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실패한 이후에도 금융업과의 연계 시도를 이어왔다. 지난 2016년에는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모바일 생활금융 자산관리 앱 ‘핀크(Finnq)’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해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에 걸려 의결권 없이 최대 10% 지분만 보유할 수 있다. 최근 관련법 개정에 따라 ICT비중이 50% 이상이면 34%의 지분 점유도 가능하지만 SK텔레콤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것은 포화상태에 빠진 이동통신사업만으로는 현상유지를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 ICT기술을 활용해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잠정 매출은 16조8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9%가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1조5366억원에서 2018년 1조2018억원으로 21.79%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선택약정할인 요금인하와 5G 장기투자 등을 이유로 이통3사의 실적하락을 점쳐왔다. 특히 이통3사가 5G에 투입해야할 예산은 향후 5년간 20~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몇 년간 SK텔레콤의 행보를 보면 보안업체 인수나 유료방송 인수 검토 등 이동통신 외에 여러 부분에 관심을 갖고 융합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려 했던 다양한 사례가 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사업 자체가 가입자 증대나 새로운 서비스 등을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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