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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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지난해 말 식품‧음료‧패스트푸드 업계는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 값 상승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이 즐겨먹는 식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하지만 원재료 값이 하락한 경우에는 이를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한소협)은 25일 가공식품 및 식음료업계 가격인상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소협은 CJ제일제당‧팔도‧한국야쿠르트 등이 원가인상을 근거로 각각 최대 10.4%, 9.5%, 5.6%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2년 연속 햇반을 비롯해 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어묵/맛살의 경우 원재료 연육 가격이 지난 2015년 대비 2018년 3분기 14.9%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7.2%의 가격 인상으로 이윤을 추구했다.

지난해 말 왕뚜껑 9.5%, 비빔면 4.7% 가격을 인상한 팔도의 최근 5개년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대비 2017년 매출원가율은 9.1%p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3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월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을 4원 인상한 것을 반영해 방문판매 우유를 최대 5.6%까지 인상했다. 또 지난 2016~2017년 원유가격 하락 시에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인상 시에만 반영했다. 이에 한소협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소협은 탐앤탐스, 이디야 등 커피 원가 하락분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가격을 인상한 음료업계도 지적했다.

25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커피 가맹점 신기록을 세운 이디야는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근거로 14개 품목의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이디야 가맹본부의 재무현황을 살펴본 결과 매출원가율은 60%대,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꾸준히 유지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광고선전비 지출이 2013년 약 7억6000만원에서 2017년 72억5000만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탐앤탐스는 원재료,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근거로 블렌딩 음료와 베이커리류를 각각 200원, 500원 인상했다. 탐앤탐스의 재무현황은 2015년 78.5%였던 매출원가율이 2017년 60.1%로 18.4%p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5%대를 회복하는 등 안정성을 보였다.

이에 한소협은 지난 2년간 커피 생두가격 하락으로 원가절감 효과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커피 가격은 동결하고 타제품의 가격을 추가 인상하곤 고정비 상승을 요인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업계의 흐름에 편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에 해당하는 써브웨이, 롯데리아, 맥도날드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써브웨이의 경우 주재료인 토마토, 오이, 양파, 치즈, 햄, 번스(빵) 등의 가격이 지난 2017년에 비해 2018년 하락했음에도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 역시 지난해 말 원재료와 인건비 인상을 근거로 버거류 11종의 가격을 평균 2.2% 인상했다. 롯데리아의 재무재표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매출원가율은 2017년에 비해 약 2%p하락했다.

맥도날드는 4년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2017년 맥도날드는 향후 가격 결정 과정에서 한소협의 입장을 고려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한소협 측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기업 윤리를 도외시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소협 관계자는 “기업들이 원가상승, 가맹점 수익성 부진 등을 앞세워 가격 인상에 동조하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식(食)물가 안정에 일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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