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재벌, 10년간 44조 증가…땅값 10%만 공시
경실련 “대기업 보유 부동산 정보, 의무 공시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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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차·삼성·SK·롯데·LG 등 5대 재벌이 소유한 토지자산이 10년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금융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도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상위 5대 재벌소유 토지자산은 지난 2007년에서 2017년까지 10년간 장부가액 기준 23조9000억원에서 67조5000억원으로 약 43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1967년부터 2007년까지 토지자산은 24조로 최근 10년간 2.8배가 증가한 것이다.

기업진단별로 보면 지난해말 토지자산은 현대차그룹이 24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 16조2000억원, SK 10조2200억원, 롯데 10조1900억원, LG 6조3000억원 순이었다.

지난 10년 간 토지자산 금액 증가는, 현대차그룹이 19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삼성 8조4000억원, SK 7조1000억원, LG 4조8000억원, 롯데 4조원 순이었다.

5대 재벌의 상위 50개 기업 토지자산은 지난 2017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10조6000억원, 삼성전자 7조8000억원, 기아자동차 4조7000억원, 호텔롯데 4조4000억원, 현대모비스 3조5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토지는 약 62조7000억원으로 5대 재벌 전체(365개 기업) 토지 67조5000억원의 93%를 차지했다.

2017년 기준 국세청에 등록된 상위 10개 기업이 보유한 토지는 총 5억7000만평(여의도 650개 규모)이었다. 금액으로보면 공시지가 기준 385조원으로 10년 전인 2007년 102조원에 비해 3.8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상위 10개 기업이 공시한 토지자산은 42조원으로 국세청 자료의 10%에 불과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국세청 자료는 상위 10개 기업의 상호는 알 수 없지만, 5대 재벌 계열사가 다수 포함됐다고 추정된다”며 “이는 기업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의 자료를 근거로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투명경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나 법인이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 등을 목적으로 보유한 투자부동산(토지, 건물, 기타부동산 등)또한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5대 재벌 전체 12조원에 달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5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 롯데 3조원, LG 1조6000억원, 현대차 1조4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5대 재벌의 토지자산과 투자부동산을 합계한 금액은 약 80조원으로 이 또한 현대차가 26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삼성이 21조8000억원, 롯데 13조2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경실련은 “재벌들이 땅 사재기를 통해 자산 불리기에 10년 간 주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재벌과 대기업들 본연의 주력사업을 외면하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한 최근 10년간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아파트값 거품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상인까지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운동본부장은 “기업의 투명한 공시와 재벌의 부동산 투기와 땅을 이용한 세습 등을 시장에서 감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당장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에 대해서는 보유 부동산에 대한 건별 주소,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를 사업보고서 상 의무적 공시 및 상시공개 하도록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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