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4년간 임금 동결, 연차·휴가 사용 불가”
본사 “근무시간 줄어 실제로는 임금 인상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이하 쿠팡노조)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70% 비정규직 쿠팡맨 정규직화 쟁취, 성실 교섭 이행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이커머스 쿠팡의 배송기사 ‘쿠팡맨’이 노동 조건 개선과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이하 쿠팡노조)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70% 비정규직 쿠팡맨 정규직화 쟁취, 성실 교섭 이행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쿠팡노조는 3500명에 달하는 쿠팡맨의 70%가 비정규직이며, 이들 대부분이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4년간 임금이 동결됐고 연차‧휴가의 제한, 근무시간 조작 등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노조는 정규직 전환과 노동 조건 개선 등을 두고 벌인 교섭에 사측은 제대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노조는 “14차례 교섭에서 당일 연차‧휴가 사용방안 개선, 단체협약 진행의 룰을 정한 기본협약이 체결됐으나 이는 노동부 고발 등을 통해 해결 된 것”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 조건 개선 등 요구사항은 개선되지 않았고 교섭 위원들이 수차례 교체되는 등 회사는 답변을 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측에 교섭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4년간 동결된 임금에 대해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불쾌하다’는 말로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 70% 쿠팡맨의 정규직 쟁취와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회사는 교섭 테이블에 앉아 말로만 얘기하지만 말고 행동과 태도에서 신뢰를 보여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쿠팡노조 하웅 지부장은 “쿠팡은 연 매출 5조에 육박하는 국내 대표기업이지만 회사의 성장한 만큼 쿠팡맨은 빠르게 지쳐갔다”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물량에 식사를 하지도 못하고 아파서 쉬고 싶어도 연차 제한이라는 회사의 일방적 지시로 휴가를 쓸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쿠팡맨이 입사 만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업무시간이 줄어들었으나 임금은 줄이지 않아 실제적으론 임금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쿠팡맨은 계약직으로 입사해 6개월마다 갱신하고 만 2년이 되면 심사를 통해 90%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며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들은 것에 반해 임금은 줄지 않았다. 실제 임금은 인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휴가‧연차는 사용하기 며칠 전에만 얘기하면 사용할 수 있다”며 “근무시간 조작, 교섭위원의 잦은 교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노조 측의 교섭에 성실히 응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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