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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고어(Gore) 사(社)가 철수했던 소아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을 검토키로 하면서 미뤄졌던 심장기형 환아들의 심장수술 재개의 가능성이 열렸다.

고어 사는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인공혈관 등의 국내 재공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어 사는 “한국 시장에서 2017년 의료기기 사업을 종료한 후 환자 가족, 의료단체,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결정에 대한 재고 요청이 있었다”며 “이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 유통업체를 통해 고어 사만이 공급할 수 있는 특정 소아용 의료 기기를 제한적으로라도 재공급하는 것에 대해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어 사가 제공하는 인공혈관 등은 희귀질환을 가진 심장기형 환아들의 수술에 꼭 필요한 제품이다. 하지만 고어 사가 국내에 인공혈관을 공급하지 않고 있어 환아 등의 수술이 연기되고 있다.

고어 사는 아웃도어 의류 소재 ‘고어텍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고어 사의 메디컬 사업부는 인공혈관 등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환우회와 학회 등은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소아심장수술에 사용되는 인공혈관 공급 차질에 대해 고어 사 측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고어 사는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 인증 과정에서 식약처와 갈등을 겪었다. 고어 사는 국내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국내에 인공혈관 등의 의료기기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당시 소아심장수술이 가능한 병원들은 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기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인공혈관 등을 다량 구매했지만, 최근 재고의 소진으로 환자들의 수술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8일 고어 사에 소아심장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과 봉합사의 공급을 재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인 지난 8일 고어 사는 국내 대체품이 없는 봉합사는 공급이 가능하지만 인공혈관의 경우 국내 타사 대체품이 존재해 공급이 불필요하다고 회신하며 거부했다.

고어 사의 이같은 회신에 대한흉부외과학회는 소아심장수술(폰탄수술)에 쓰이는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EE) 재질 10mm 이상 인공혈관의 경우 고어 사 제품 외에 대체품이 없고 타사와 재질이 상이해 공급이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도 미국 고어 사를 직접 방문해 국내 소아심장병 환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치료재료, 가격제도 개선을 설명하고 인공혈관, 봉합사의 국내 공급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식약처, 복지부, 심평원 관계자가 고어 사를 직접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고어 사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적극 수용해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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