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자유한국당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맞제소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북한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 직후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과 이에 맞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고성으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면서 잠시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해당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8명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징계안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회법 제25조에 따라 품위를 유지하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지키기 위해 높은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스럽게 하는 망언으로, 대한민국 국회의 품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동시에 촛불혁명을 통해 선출된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독하고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방해했다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과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 발의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113명이 모두 참여했다.

자유한국당은 이 대표에 대한 징계안에서 “이 대표가 언급한 죄명은 과거 독재체제에 대한 비판을 처벌하고 외신을 통제하고자 했던 권위주의 정권의 산물”이라며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국가모독죄)를 거론하며 국회 윤리위 회부를 운운한 것은 민주화를 위한 국회의 노력을 무시한 것과 동시에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대하게 실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에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여야 합의를 통한 국회법상의 절차임에도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발언 도중 끼어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언을 방해하며 중단시키는 횡포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이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과 새로운 의회주의 확립을 위해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나쁜 관행”이라고 징계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