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수족관 앞을 스쳐 지나가던 혜인은 걸음을 멈추었다. 이 층 복도에 서서 망연히 수족관을 보고 있는 지석이 눈에 띄었다. 이른 아침부터 지석이 무슨 일로 왔는지 의아했다. 지석은 근래에 넘쳐난 법정관리 기업들의 회생 사건들로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다고 했다. 회계장부와 재무제표 등 각종 자료에 파묻혀 지낼 뿐만 아니라 개인회생, 파산 사건으로 파산부의 이십여 명의 판사들이 정신이 없다고 했다. 바쁘다던 지석이 근래에 와서 법조타운에 종종 드나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이 층 버튼을 누르려던 혜인은 맨 위층 버튼을 눌렀다. 혜인은 법조타운에서 그를 마주치는 일이 자존심이 상했다. 그 오랜 세월에도 바뀌지 않는 간극에 혜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법조타운 중앙로비에 있는 대형 수족관의 투명한 유리 안에는 수십 종의 열대어들이 산호초 기둥 사이로 유영을 하고 있다. 붉거나 푸른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의 손바닥만 한 에인절피시부터 검은색 날개를 너울거리는 가오리나 일 미터 정도의 백상아리가 수족관을 돌고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수족관을 중심으로 ㅁ자형의 건물에는 법무법인을 비롯해 수많은 법률사무실이 있다. 크고 작은 민, 형사 소송에서부터 회생, 파산 등의 갖가지 사건들로 법조타운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머리가 복잡하다. 수족관은 아마도 갖가지 사건들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시원함으로 안식을 주기 위해 설치된 건지도 모른다. 법조타운에 이런 수족관이 있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혜인은 법조타운에 수족관이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혜인은 수족관의 물고기 중에서 백상아리를 가장 좋아한다. 언젠가 법조타운에 들렀던 지석이 오늘처럼 수족관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을 때 혜인이 무얼 그렇게 보느냐고 묻자 이반이라고 했다. 이반? 지석은 수족관 속의 백상아리를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했다. 혜인은 이반이 단 한 번도 수족관 상부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걸 본 적이 없다. 상부를 유유히 유영하다가 아래로 내려가는가 싶으면 비웃기라도 하듯이 날렵하게 위로 솟구치며 빠르게 원기둥형의 수족관을 돌아 나온다.

지석은 상어는 부레가 없어서 살아있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멈추지 못한다고 했다. 오백 여종의 상어 가운데 백상아리는 물에 가라앉지 않기 위하여 활동 근육의 열로 자신의 체온을 높여 차가운 바닷물보다 높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지석은 유난히 상어에 관심이 많았다. 지석은 혜인의 등에 있는 물고기 반점을 처음 보았을 때 완만한 허리 곡선을 따라 깊은 심해로 들어가는 상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어릴 적 등에 물고기 모양의 푸른 반점이 있는 혜인을 어머니는 전생이 물고기였을 거라고 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멋있는 상어였을 거라고 했다. 어머니는 무슨 생각으로 어린 혜인에게 그런 의구심을 심어주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저 이반은 자신과 함께 인도양 어디쯤에선가 전생에 부부의 인연으로 함께 살다가 이렇게 다시 만난 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변호사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그는 책상 위의 서류를 손으로 쳐서 바닥으로 날렸다. 혜인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집어 들었다. 법원에서 날아온 보정명령서였다. 세간의 이목이 쏠린 만큼 신속하고 조용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도대체 더 신경을 써야 할 이번 사건에 왜 보정이 둘씩이나 나와? 보정명령서에는 최근에 접수한 의뢰인의 사건에 두 가지 서류를 보완하라고 적혀있었다. 채권자 목록 마지막의 부채증명서와 누락된 무상거주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애당초 혜인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다른 더 어려운 일도 해낸 혜인이었다. 어떤 일에서건 최선을 다하는 혜인의 성격이었다. 그래서 변호사도 혜인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만큼은 아니었다. 변호사는 수시로 변했다. 한때 그는 국선 변호사로, 인권 변호사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몇 차례 정권이 바뀌고 이리저리 배를 갈아타던 변호사는 이제 명성 따위보다는 수임료에 더 관심이 많다. 끝없이 모으는 그는 그 많은 재산을 어디다 쓰려고 하는 것일까. 하긴 최근에도 법인 명의의 추가로 구입한 외제 승용차를 막내아들에게 주었다. 회사로 수시로 범칙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그는 얼마든지 허용한다는 듯 너그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혜인은 티머니 카드 교통비가 떨어져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몇 정거장을 걸어왔다던 남동생이 생각났다.

대표 변호사인 그를 비롯해 네 명의 변호사가 더 있는 이곳에서 그의 방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혜인이 유일하다. 그의 방에는 황금이나, 옥 불상들이 있고, 한때 진품 시비에 휘말린 유명한 여류 화가의 그림이 걸려있다. 변호사는 의뢰인과의 상담도 회의실을 이용하고 자신의 방을 좀처럼 개방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법조타운 로비의 안내판에 붙어있는 대표 변호사의 권위 있는 이름처럼 불문율이다. 창마다 드리워진 블라인드는 마치 장막 같다.

변호사는 어제만 해도 이번 사건이 중앙법원 사상 최단기간에 개시 결정이 날 것 같다며 직원들 앞에서 혜인을 추켜세웠다. 직원들의 야릇한 시선이 부담스러운 혜인은 빨리 사무실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는 언제나 혜인의 최소한의 입장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비단 혜인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을 직장을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것 같았다. 어쩌면 모두가 그 서글픈 현실을 버티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혜인은 처음 의뢰인이 사무실에 왔던 날을 떠올렸다. 그즈음 세상은 잠수함 침몰 사건으로 죽은 아들의 보상금을 키우지도 않은 이혼한 엄마가 받는 것에 대해 격분해있었다. 그녀는 신문 지면에 난 ‘산화한 용사’라고 적힌 아들의 사진까지 들고 와 혜인 앞에서 울었다. 그러나 거금의 보상금을 채권자들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신속하게 해달라고 성공 보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 대신에 몇 가지의 처리할 문제를 적어 온 서류를 내밀었다. 거의가 채무에 관한 것들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일괄적으로 빌린 의심의 정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서류를 받은 혜인이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녀는 혜인의 눈길을 외면했다.

변호사는 도덕적 관점보다도 생모의 정신적 피해에 중점을 두라며 수임을 거부하는 혜인에게 법률대리인의 의무만 따졌다. 혜인은 화가 났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사건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변호사의 말처럼 자신은 선택의 권한이 없는 대리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생겼다. 왜 바틀비처럼 안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라고 뿌리치지 못하였는지 후회가 되었다. 바다가 되어버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바게트나 마른과자를 먹을 때처럼 목구멍에 뭔가가 걸렸다.

지난 주말에는 인사동에서 갤러리를 하는 친구가 개관 3주년 기념으로 설치미술전을 열게 되었다며 혜인을 초대했다. 바다를 주제로 한 전시전이라며 친구는 혜인에게 꼭 들르라고 했다.

은은한 조명의 갤러리에 들어서자 중앙무대 쪽 화면에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영상으로 띄어 놓았다. 파도 소리가 실내에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십여 명의 작가들이 조각, 설치물로 바다에 초점을 맞춘 작품 전시회였다. 미술관은 실내를 어둑하게 해놓고 크고 작은 작품마다 밝은 조명을 개별적으로 해놓았다. 아마도 작품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작품 외의 다른 곳으로는 시선이 분산되지 않았다. 혜인이 처음 관심을 가지고 본 작품은 ‘반야용선도’였다.

통도사 극락전에서 보았던 ‘반야용선도’는 이승을 떠나 험한 바다를 건너 극락세계로 가는 중생을 인로왕보살이 나룻배에 싣고 인도해 가는 모습이다. 나룻배에 탄 중생들이 모두가 합장해 염불하며 앞을 보는데 단 한사람이 속세에 두고 온 미련이 있는 듯 뒤돌아보는 작품이었다. 혜인은 밤늦도록 달빛이 환한 통도사 극락전을 거닐며 마음이 복잡했던 기억을 새삼 떠올렸다. 아마도 작품을 만든 작가가 불자인 듯했다.

차례로 작품을 감상하던 혜인이 한 작품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침몰’이라는 작품이었다. 철선을 엮어서 만든 기우뚱한 배의 모형 안에 종이 인형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무심히 던져 놓은 듯 기울어져 한쪽으로 쏠린 듯했다. 인형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담고 있었다. 때마침 모형 위로 파도 소리가 덮이고 있었다. 순간 혜인은 숨이 멎는 듯하였다.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혜인에게는 완벽한 하나의 의미로 다가왔다. 떨리는 심정을 달래지 못하고 혜인은 오랫동안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평을 부탁드립니다. 작가인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등 뒤로 들려왔다. 혜인은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남자는 이어서 무언가를 말했지만 혜인은 쏜살같이 갤러리를 빠져 나와버렸다. 왠지 혜인이 더 들어서는 안 될 말이 나올 것만 같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부옇게 눈앞이 흐려지더니 눈물이 흘렀다. ‘반야용선도’에 타고 있는 뒤돌아보던 사람이 자꾸 어른거렸다. 변호사 회관 앞에 있는 저울과 칼을 양손에 든 정의의 여신상도 떠올랐다.

기울어진 배처럼 이미 저울도 한쪽으로 기울어진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혜인도 지금껏 정의롭지만은 않았다. 수백 건의 사건을 진행하면서 변칙이지만 기각이 되지 않게 하려고 어느 정도의 유동성을 가져야만 했다. 혜인이 쓰는 경위서의 몇 구절에 따라 판결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혜인은 몇 번씩이나 고치고 또 고쳤다. 그래서인지 혜인이 접수한 사건은 거의 기각이 되지 않았다.

혜인은 파산까지 간 의뢰인들의 절망을 생각하면 최대한 경위서를 동정이 가게 작성하였다. 심지어는 수임료나 파산관재인 선임비조차 낼 수 없는 의뢰인들에게는 변호사 몰래 서면 작성을 무료로 해주기도 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험한 절벽 앞에 서 있었다.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마저도 없다면 더 물러날 곳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석이 변호사에게 혜인의 진술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고 하자 변호사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혜인을 바라보았다. 혜인은 자신이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구제한다는 자긍심까지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건이 기각되지 않고 인용이 되었던 것이 지석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란 것을 변호사는 강조했다. 같은 고향에, K고, S대 동문인 지석과 변호사는 가끔 술자리를 가졌다. 변호사는 혜인에게도 동행을 요구했고 혜인은 거부할 수 없었다.

변호사는 보정이 난 두 가지 사항을 금일 중으로 처리하여 이른 시일 내에 보완하라고 했다. 사무실을 나선 혜인은 먼저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주인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집주인과 함께 서초동으로 와주세요. 사무장님이 오시면 되잖아요. 여자는 짜증을 냈다. 사채업자에게도 가봐야 하니까요. 그럼 그쪽을 의뢰인분이 가시든가. 여자는 그 말에 이내 태도를 바꾸었다. 5시까지 법원 동문 옆 커피숍으로 집주인과 함께 오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혜인은 아무리 의뢰인이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에 분노가 차올랐다. 불현듯 전시회에서 보았던 종이 인형의 모습이 생각났다. 왠지 자신이 가서는 안 될 곳을 향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 같았다.

중앙 로비에서 바라본 수족관에서 이반은 여전히 수족관을 맴돌고 있었다. 혜인은 비로소 지석이 아침 일찍 출근길에 법조타운에 들른 것이 그것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임용 심사를 앞둔 지석은 기업이나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근래에 법조타운에서 지석이 자주 눈에 띠었다.

“그년이 결국 내 돈을 떼어먹겠다고?”

사채업자는 의자에 앉아서 책상 위로 길게 다리를 얹은 채 혜인을 쳐다보았다. 혜인은 법원에서 날아온 보정명령서와 내용증명으로 이미 통보를 한 채권추심 금지 명령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짧은 머리에 양 반소매 아래로 문신이 드러나는 남자가 매서운 눈매로 책상 위의 서류를 신경질적으로 훑어보더니 혜인에게 시비조로 물었다. 칸막이 건너편의 덩치 큰 남자들이 혜인을 힐끔거렸다.

“당신은 뭔데?”

사채업자는 다짜고짜 반 토막으로 말했다. 혜인은 긴장하여 하마터면 딸꾹질이 나올 뻔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찍힌 사무원증을 내밀었다.

“저는 법률대리인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 82조에 의거하여...”

“됐고, 그년 오라고 하라구.”

“청구인은 이미 저희 사무실에 사건을 위임하였을 뿐 아니라 지금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쇼하고 있네. 남자한테 미쳐서 담보로 돈을 빌릴 때는 언제고.”

담보라니. 게다가 남자라니. 혜인은 순간 난감했다.

“별제권부 채권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갑자기 옆에서 남자들의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년이 무슨 재산이 있겠어. 몸뚱이라도 팔아서 갚는다며 울며불며 그랬지. 약간 모자라는 것들이 남자한테 빠지면 그렇거든 나잇값도 못 하고...”

혜인은 신문 지면에 난 아들의 사진까지 들고 와서 울던 의뢰인이 생각났다. 남자까지 있었다니. 혜인은 새삼 분노를 느꼈다. 키우지도 않은 아들의 보상금을 남자에게 쓰려고 했었다니 더욱 기가 막혔다. 자식을 버리고 남자에게 빠져있는 여자를 위해 사채업자의 사무실까지 찾아와 있는 자신이 비참하기도 했다. 혜인은 갑자기 영화에서나 봤던 신체포기각서 그런 단어들이 떠오르며 너무 두려운 나머지 요의를 느꼈지만 애써 참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떡해서든 사채업자에게서 채무확인서를 받아오라던 변호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차피 개시 결정이 곧 날 것이고 의뢰인의 상황이 안 좋으니 협조를 부탁합니다.”

“개시 같은 것은 모르고, 개씨팔! 그년은 이자를 한 번도 안 냈으니 사기 아냐? 채권자 이의신청을 할 거니까 법원에서 보자구”

달리 방법이 없었다. 혜인은 사채업자에게서 채무확인서 받아내는 일을 포기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화장실 좀...”

혜인은 더 이상 소변을 참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로 뛰어갔다. 볼일을 보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전등이 꺼지며 문이 열리지 않았다. 혜인은 당황하여 소리를 지르며 문을 마구 두들겼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온 걸 사무실에서도 알고 있다구”

“아이구,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도어가 또 고장인가 보네, 어쩌지요?”

별안간 영화 ‘추격자’가 떠오르며 핸드폰이 든 가방을 밖에다 두고 온 걸 후회했다.

“법률대리인을 감금하면 얼마나 가중처벌을 받는지 알아요?”

“누가 감금을 했어. 당신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거 아니었나?”

그들이 얼마나 이런 식으로 채무자들을 협박하고 괴롭혔을지 눈에 선했다.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사람을 불러주세요.”

혜인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방 고쳐 볼 테니 조금 기다려 보시오”

그들이 계속 가둬놓지는 않을 것이란 걸 알았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서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대리인. 이 하수 노릇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걷잡을 수 없는 회의가 밀려왔다. 점점 갈수록 숨이 막혀오며 머리가 빠개질 듯이 아파져 혜인은 머리를 감싸 쥐고 울었다. 이대로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도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픈 엄마와 동생이 떠올랐다. 술에 취해 가구를 부수고 엄마의 허리를 발로 짓밟던 아버지의 모습도 떠올랐다. 아버지는 울부짖으며 말리던 동생 민호와 혜인의 뺨을 때렸다. 그날 밤 술에 취해 잠든 아버지를 두고 혜인은 엄마와 동생을 데리고 봉천동 언덕길을 도망쳐 내려왔다. 엄마는 그 밤에도 아버지가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살아. 견딜 수 없이 화가 난 혜인이 소리쳤다.

그날 이후 엄마는 밤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다며 숨이 차다고 했다. 바깥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밤에도 불을 켜는 걸 싫어했다. 혜인이 병원을 가자고 해도 엄마는 괜찮다며 밖으로 나오길 거부했다. 엄마의 얼굴색은 점점 쌀뜨물처럼 누렇게 변해갔다. 엄마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혜인이 생각한 사람은 지석이었다. 혜인은 무작정 서초동으로 지석을 찾아갔다. 약속한 카페 앞에서 혜인은 잠깐 망설였다. 어쩌면 지석이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름 석 자만으로도 찾을 수 있게 된 지석은 이미 오래전 혜인의 가슴에서 지워진 줄 알았지만 혜인이 그 절박한 순간 떠올릴 수 있었던 사람은 지석 외에는 없었다. 혜인은 초췌한 모습으로 지석 앞에 갔었고, 지석은 지금의 변호사에게 혜인을 데려다주었다.

첫 출근을 하였을 때 변호사는 인자한 미소로 잘 왔다며 혜인의 한쪽 어깨를 감싸주었다. 엄마와 동생 생각에 혜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혜인은 그가 명성처럼 정의와 법률을 따르는 훌륭한 법조인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변호사는 수시로 혜인을 그의 방으로 불렀다. 그는 한쪽 어깨를 감싸는 대신 허그를 해왔다. 향수에 섞인 이상한 냄새에 숨이 막혔다. 혜인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가만있어! 변호사는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렴풋이 두려움과 절망이 섞여왔다.

삼십 분이나 늦으셨네요. 사채업자에게서 풀려난 혜인이 법원 동문 옆 커피숍으로 들어서자 여자는 따지듯이 말했다. 스트롱이 꽂힌 두 사람의 음료수 잔에는 자잘한 얼음 알갱이들이 몇 개 남은 채 비어있었다. 업무가 밀려서요. 혜인은 화가 났지만 참았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라고. 내가 지금 당신 때문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아느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함께 온 집주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자 남자는 그것 참 난감해서. 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작달막한 키에 비해 다부진 체격의 집주인은 생각보다 젊어 보였다. 혜인이 준비해온 서류를 내밀자 남자는 잘못되면 사무장 양반이 다 책임지실거유? 하며 가는 눈을 모로 세우고 혜인을 쳐다봤다.

사장님이 전세금을 반환해 주었다는 가계약서와 무상거주 확인서를 써주시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기파산 아닌가? 법률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 이거야 말로 사법부의 적폐로구먼... 남자는 혀를 찼다.

순간 혜인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이 느껴졌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언제나 떳떳하다고 여기지만은 않았지만 이렇게 비겁한 기분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때 여자가 끼어들었다. 제가 충분히 사례한다니까요. 의뢰인 여자가 남자에게 비음 섞인 목소리로 애교를 떨었다. 남자는 투덜거리면서도 혜인이 손가락으로 짚어주는 서류에다 도장을 꾹꾹 눌렀다. 여자가 남자의 어깨 쪽으로 고개를 바짝 붙이고 지켜보았다. 민망한 혜인은 시선을 돌렸다. 혜인이 다시 서류를 훑어본 뒤 수고하였다고 했다. 여자는 남자에게 저녁을 사겠다며 함께 나갔다. 혜인은 멍하니 그들을 쳐다봤다.

갈증을 느낀 혜인은 차가운 얼그레이를 주문했다. 의뢰인은 혜인에게 차 한 잔도 시켜주지 않았다. 이 와중에 그런 대우에 서운한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남들에게 대우받지 못할 때마다 느껴지는 열등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들이 함께 사라진 길 건너편에서 피켓을 들고 일인 시위를 하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철거민 연합회나 금속노조가 크레인까지 끌고 와 시위를 할 때와는 달리 왠지 보는 마음이 무겁다. 지석은 그가 아내의 의료사고에 대한 불공정한 재판으로 한 달째 시위 중이라고 했다.

소송에서 가장 이기기 힘든 것이 의료소송이다. 의사 출신 변호사도 번번이 패소한다. 소송 기간 중에 제3 병원으로 법원에서 지정해준 대형병원들도 모두 의대 선, 후배들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되도록 덮으려고 한다. 전문 용어들로 작성된 의료일지는 일반변호사는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또한 대형 병원의 수많은 의료소송에서 노하우를 얻은 병원 소속의 전문 법무팀을 이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다. 죽은 시체를 옆에 갔다 두어도 이기기 힘들다고들 한다.

혜인은 두 번이나 의료소송에서 패소한 경험이 있다. 한 번은 교통사고 건이었고 또 한 번은 수술 과정에서 생긴 태아 사망 사건이었다. 병원 측 법무팀과 원무과장까지도 과실을 인정한 사건이 막판에 교묘히 뒤집혔다. 사고를 낸 의사는 다른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판결 후 원무과장의 야릇한 미소를 혜인은 분노에 차서 노려보았다. 그들은 혜인에게 장난을 친 것처럼 보였다. 혜인은 그 일로 병원을 수도 없이 쫓아다녔다. 병원 측에서는 늘 호의적이었다. 그래서 혜인은 그들을 믿었다. 이후 변호사는 의료소송을 맡지 않는다.

혜인은 남자에게 법은 더 이상 정의롭지 않다고 아내를 잊고 그 시간에 돌아가 돈을 벌라고 말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법 위에 돈이 있기 때문이라고. 세상은 더 이상 약자가 이길 수 없다고. 설령 소송이 다시 시작된다고 하여도 그는 비용과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참을 수 없는 부당한 느낌이 몰려왔다. 순간 혜인은 여자가 남기고 간 서류를 반으로 접은 후 ‘북’ 소리가 나도록 찢어버렸다. 서류를 찢는 손이 심하게 떨렸다. 두려움이기보다는 분노 때문이었다.

연달아 울리는 핸드폰에는 변호사의 전화번호가 떴지만 혜인은 받지 않았다. 자신의 운명이 또다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몰려왔다.

카페에서는 윤민수가 노래한 ‘인연’이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되도록 일찍 오겠다며 꼭 기다리라고 했던 지석은 한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바텐더 바로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혜인은 지석을 기다리며 어느새 두 잔째의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혜인은 마음이 복잡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가끔 이곳으로 왔다.

홍대 앞 카페 ‘소리’는 지석과 마지막으로 헤어졌던 곳이다. 언제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갈색 분위기의 카페 안은 마치 젊음과 노년의 완충지대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흥청거렸다. 바텐더에 앉아서 지석은 모히또를, 혜인은 정열의 키스라는 칵테일을 즐겨 마시며 늙은 디제이가 엘피판으로 들려주는 재즈 음악을 즐겨 들었다. 어쩌면 혜인의 인생에서 가난했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언젠가는 인생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지석은 재즈풍의 음악을 좋아했다. 벤이킹의 ‘스탠바이 미’나 흑인 합창단이 부르는 ‘노예들의 합창’을 좋아했다. 동물의 구슬픈 울음소리 같지 않아? 혜인은 그런 지석의 감성이 너무 좋았고 그런 분위기에 흠뻑 취한 날이면 먼저 두 팔로 지석의 목을 감았다. 그러나 지석은 그곳에서 혜인에게 느닷없는 이별을 통보했다. 그리고 그는 결혼을 했고 자신의 길을 걸었다. 혜인은 지석과의 이별이 그의 배신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지석을 보내주었다. 자신은 지석을 보내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조금 울었을 뿐이다.

혜인이 다시 지석을 찾은 것은 엄마와 동생을 데리고 봉천동에서 도망친 이후의 삶이 막막하던 때였다. 어쩌면 혜인은 지석을 완전하게 보내준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삶의 길목에서 발목을 잡힐 때마다 제일 먼저 지석이 떠올랐다. 혜인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결혼을 해버린 남자였다. 하지만 혜인에게 결혼 같은 것은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남의 일이었다. 아픈 엄마. 그리고 아직 더 공부해야 하는 동생. 술 때문에 인생을 망쳐버린 아버지는 혜인의 멍에였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단 한 번도 멈추지 못하고 움직여야 하는 수족관의 이반처럼.

수족관 청소를 하는 위탁업체의 잠수부가 어쩌다 이반이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며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 혜인은 차라리 이반이 그만 멈추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혜인은 돈을 들여서라도 잠수부를 매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인이 멈추고 싶은 것처럼 이반을 편히 쉬게 해주고 싶었다.

얼마 전 고모는 봉천동의 아버지가 다 죽어 간다며 한 번이라도 다녀가라고 했다.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친 데 이어 술 때문에 간이 나빠져 얼마 살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혜인이 내가 알 바가 아니라고 하자 고모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혀를 찼다. 고모로부터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들은 지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아버지가 죽었다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혜인은 아버지가 죽으면 안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버지도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다고 다 살아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누구나 때가 되면 멈추지 않는가. 멈춘다는 것. 혜인에게는 아버지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병원비를 쓰다가 멈추는 것이 나을지가 관건이었다. 아버지의 장례비는 얼마나 들어갈까. 어디까지가 자식의 도리일까. 함께 가라앉는 난파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일까.

출입문이 열리며 지석이 들어섰다. 큰 키에 비율 좋은 체격의 지석이 들어서자 옆 테이블에 있던 한 무리의 젊은 여자들의 시선이 지석을 향했다. 어디에서나 빛났고 주목받는 지석이었다. 스스로 금수저를 물고서 태어난 듯. 지석은 감색 슈트에 가죽 백팩을 어깨에 메고 있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들은 혜인이 갈 때부터 이미 취기가 오른 듯 떠들썩했다. 유난히 화려한 의상을 한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재즈 리듬을 타며 춤을 추었고 일행들은 넘어갈 듯이 웃어댔다. 저 여자들은 무엇이 저렇게 당당하고 즐거울까. 혜인은 그녀들이 부럽기만 했다. 혜인이 기억도 나지 않는 저 환한 웃음을 폭죽처럼 터뜨리는 선택 받은 여자들 같았다. 아무데서나 이유도 없이 오는 이 위축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혜인은 문득 지석을 처음 만났던 그 여름밤의 구룡포 바닷가가 떠올랐다. 해변시인학교에서였다. 문학 연합서클의 회장이었던 그는 이미 그때부터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카톨릭 재단에 소속된 한 울타리 안의 남, 여 고등학교에서 그를 모르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초등학교 재학 중에 토익 만점으로 각종 신문지상에 오르내렸고, 대학 3학년이었던 그때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그러면서도 문학도이었기에 수많은 여자들이 그를 관심 있어 했었고, 지석은 그 바닷가에서 수영복을 입은 혜인의 등에 있던 물고기 반점을 관심 있어 했었다.

오로지 그 이유만으로 혜인은 지석의 여자가 될 수는 있었지만 그를 완전하게 차지 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혜인은 늘 그렇게 반문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표님 전화는 왜 안 받아? 지석은 앉기가 무섭게 혜인에게 화를 냈다. 부탁이 있어 결론부터 말할게... 그 사건을 기각시켜줘. 뭐라고?

지석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혜인을 쳐다봤다. 종업원이 다가와 메뉴판을 내밀자 지석은 맥주를 주문했다.

모히또는? 그딴 걸 왜 마셔? 지석은 과거의 기억 따위를 말하는 혜인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둥글게 감아쥔 손안의 잔이 혜인은 부끄러워졌다. 혜인이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과거에 머물러있는 모습이 견딜 수 없이 자존심이 상했다.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이 흘렀다. 지석이 조금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먼저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어? 이미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들었거나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혜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직서를 낼까 해. 혜인이 찢어진 서류를 지석에게 내밀었다.

지석은 서류를 보지도 않고 밀어냈다. 대신에 급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이유를 설명해. 지석의 목소리가 너무 단호해서 혜인은 마치 재판정에 앉아 있는 피고인이 된 것 같았다. 더 이상 대리인으로 살고 싶지 않아서 그래. 혜인은 죄인처럼 목소리가 떨렸다. 업무상 일어나는 일 하나 감당 못 하고 그만둔다고? 갑자기 톤이 높아진 지석의 목소리에 옆 테이블 여자들의 시선이 또다시 지석을 향했다. 더 이상 법률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혜인이 주눅이 드는 감정을 감추려고 단호하게 말했다.

세상은 이미 편법과 자본으로 고착화되어버렸는데 그따위 감상적인 생각을 해?

그토록 반듯하던 지석의 입에서 아니, 법률과 정의를 지키고 누군가의 인생을 판가름하는 재판을 하는 판사의 입에서 결코 나와서는 안 될 지석의 말에 혜인은 절망했다. 그런 지석에게 질투와 배신감과 그리움으로 얽혀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다. 취기가 오른 혜인은 감정이 격해졌고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더는 의지할 곳이 없다는 막막한 외로움이 무섭게 엄습해왔다. 정의의 여신상이 눈앞에 떠오르다가 점점이 사라져버렸다.

더 이상 몸을 지탱할 수 없이 진이 빠진 혜인이 테이블에 고개를 박았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도는 듯 현기증이 나고 지석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너도, 나도 지금은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어. 어쩌면 함께 일하게 될지도 몰라 대표님이 같이 일했으면 해. 혜인은 멈추지 않는 수족관의 이반이 떠올랐다. 변변한 집 한 칸 없는 자신의 처지가, 엄마와 동생 그리고 죽어가는 아버지가 생각났다. 도망칠 어디도 없는 세상 끝일뿐이었다. 먼저 일어날게 미안해.

지석이 나가고 이내 들어선 사람은 변호사였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당선소감

이정순 (소설 부문)

1958년 대구광역시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 과정수료

(주)웰스 플러스 법무팀 재직 (2000-2004)

               법률사무원 재직 (2005-2015)

현재 도서출판 혜심 편집주간

 

직장인 신춘문예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왠지 울컥했습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는 지친 몸이 거룩한 노동 후의 위안으로 바뀌는 마법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세상 어느 한 곳에서 톱니바퀴로 돌며 문학의 꿈을 키워나가는 직장인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될 것입니다. 부족한 저에게 당선의 영광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습니다.

먼저, 당근과 채찍으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게 해주신 존경하는 Q 교수님께 큰절을 올립니다. 중앙대예술대학원의 S 교수님, P 교수님, 카프카 시리즈를 선물 주신 황훈성 교수님 저의 큰 스승이자 롤 모델이십니다.

영원한 글벗 좌청룡 박금아 수필가, 우백호 이명덕 시인, 전설의 슈바빙 멤버들, 창작21 동지들, 한국문예창작아카데미 문우들, 분당 책 테마파크 문우들 함께 가는 길이 행복합니다. 우린 물을 짜면 틀림없이 같은 색이 나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이 모든 분들과 기쁨을 함께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