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지음/128×188/296쪽/1만5000원/오마이북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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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나는 이 버선발 이야기에서 처음으로 니나(민중)를 알았다. 이어서 니나의 새름(정서)과 갈마(역사), 그리고 그것을 이끈 싸움과 든메(사상)와 하제(희망)를 깨우치면서 내 잔뼈가 굵어왔음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

한평생 고통 받는 노동자, 민중의 곁을 지키며 평화와 통일의 길을 걸어온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이 10년만에 펴낸 신작 <버선발 이야기>에 덧붙인 말이다.

<버선발 이야기>는 백 소장이 어렸을 적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 민중사상의 원형을 담고 있다. 백 소장은 자신의 삶과 철학, 민중예술과 사상을 ‘버선발(맨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주인공 버선발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구조에서 고통 받는 노동자와 민중, 서민들의 자유와 희망을 찾기 위한 몸짓을 담아낸다.

지난 2018년 봄 이미 이 책의 초고를 완성한 백 소장은 그해 4월 갑자기 찾아온 심장병으로 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나는 죽어도 깨어나야겠다. 이 버선발 이야기를 꼭 완결지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백 소장은 수술 후 6개월가량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한 뒤 남은 원고의 집필과 퇴고에 전념해 이 책을 완성했다.

‘우리말이 영어에 묻혀 없어지는 것은 인류 문화를 죽이는 일’이라고 말하는 백 소장은 <버선발 이야기>를 쓰면서 한자어와 외래어를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았다. 민중의 언어로 민중의 정신을 나타낸 것이다.

백 소장은 <버선발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니나 이야기로는 온이(인류)의 갈마에서 처음일 것 같다”며 “여러분이 익혔던 앎이나 생각 같은 것을 얼짬(잠깐)만 접어두고 그냥 맨 사람으로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버선발 이야기>를 통해 우리말이 가진 특별한 힘, 아름다움과 함께 ‘너도나도 일하고, 너도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민중사상의 핵심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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