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기 지음/ 148×210 / 304쪽 / 1만4500원/ M31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당신보다 더 멍청하고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플라톤 

가족이나 친구끼리 웬만하면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들 조언한다. 정치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갈등과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편견, 잘못된 지식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에 아예 등을 돌린다면 플라톤의 말대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성적이고 건설적으로 정치를 논하고, 서로의 정치적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바로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정치의 상식》이다.

이 책은 자칫 딱딱하고 복잡해 보이는 정치에 대해 상식과 교양 수준에서 쉽게 풀어쓴 정치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자유와 평등처럼 흔히 쓰고 있지만 자기편의적이거나 모호하게 사용되곤 하는 개념들을 명확히 되짚어보고, 세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들에 주목해 그 의의와 영향력에 대해 되새겨본다.

의회의 역사와 프랑스혁명,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자유와 민주주의 등 정치에 있어 기본이라 할 만한 주제들을 선별해 다루고 있어 이 책은 한마디로 ‘생애 첫 정치학개론’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또한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착안해 정치의 진화 과정을 3단계로 설명하는 ‘2부 정치혁명의 구조’는 저자가 심혈을 기울인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향후 어디로 나아갈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3부에서는 한국 특유의 정치 환경과 현실에 대해 다뤘다. 우리의 정치제도와 정치의식 사이의 간극, 남북분단으로 인한 정치의 왜곡, 보수와 진보의 자격 등에 대해 탐색해본다.    

이 책은 자기편의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사용하는 정치적 표현들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본질적‧실질적 개념을 정확히 규명한다.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사람들 사이에 표현과 개념만 명확히 바로잡아도 불필요한 정치적 소모전은 상당부분 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건설적인 정치 토론의 장을 열 수 있으며, 더 나은 현실과 결론에 도달 가능할 것이다.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정치의 상식》은 억지 주장과 정쟁에서 건설적 토론으로, 몰상식의 정치에서 상식의 정치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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