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
정부, 유해발견 가능성 인지하고도 계약 시 유해수습 제외
심해수색 과업 8개 중 4개 미완수…추가수색으로 완수해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투데이신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지난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지 만 2년을 이틀 앞두고 실종자 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가 정부에 사고원인 규명과 유해수습을 정부에 촉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해수색 경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가 미국의 해양탐사업체 오션인피니티(Ocean Infinity)와 용역계약을 맺고 지난 2월 14일부터 9일간 진행한 심해수색 기본과업 8가지 중 ▲3차원 소나 스캐닝을 통한 선체 상태 확인 ▲3D 모자이크 영상 구현 ▲미발견 구명벌 2척 위치 수색 및 확인 ▲수색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보고서 제출 등이 완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초 실종자들이 탈출해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명벌 위치 확인과 사고원인 규명을 목적으로 진행된 심해수색의 목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현재까지 완료된 과업은 ▲선체 위치 확인 ▲수중촬영 ▲블랙박스(VDR. 항해기록저장장치) 회수 등이다. 블랙박스 회수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경우’라는 단서가 붙은 옵션 조항이었다.

오션인피니티는 선체가 당초 두 동강 났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72조각으로 분해돼 3D 모자이크 영상 구현이 힘들고 선체가 가라앉은 방향도 예상과 달라 구명벌 위치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과업 완수’를 주장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심해수색 사진. ⓒ투데이신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후 2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유’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심해수색 사진. ⓒ투데이신문

대책위는 또 블랙박스 회수 이후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으나 수습하지 못한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계약 내용에 유해수습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오션인피니티는 유해 발견 당시 수습에 대해 정부에 문의했다. 정부는 유해 수습 결정을 위해 ‘48시간을 기다려 달라’고 오션인피니티 측에 알렸으나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오션인피니티는 심해수색선박을 철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유해 발견 당시 정부에 수습 여부를 물었으나 정부는 ‘유해 수습이 필요한 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며 분개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실종자 허재용 2등 항해사의 누나인 허경주씨는 “가족들은 ‘3000m가 넘는 심해에서 유해가 발견되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말에 유해수습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면서 “용역계약이 체결되기 전 오션인피니티는 정부에 유해 발견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정부는 ‘가족들이 요구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계약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전문가들의 말에 요구를 하지 못했지만 정부는 발견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계약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공개되지 않은 심해수색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오션인피니티의 심해수색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와 블랙박스 수거 장면, 실종자의 유류품 등이 담겼다.

허씨는 “유해가 발견된 지 38일째가 됐음에도 정부는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가족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수습이 지연되는 동안 유해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의 면담에서 전달한 서한문과 서명지. ⓒ투데이신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의 면담에서 전달한 서한문과 서명지. ⓒ투데이신문

가족대책위와 시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 면담을 갖고 시민 7만927명의 서명과 함께 ▲행방불명 된 구명벌 2척의 위치 확인 ▲사고원인 규명 가능한 수준의 3D 모자이크 영상 구현 ▲발견된 유해수습 및 추가 유해수색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한편 2017년 3월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발생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로 승선원 총 24명(한국인 선원 8명, 필리핀인 선원 16명) 중 필리핀인 선원 2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인원은 실종됐다.

대책위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2년이 되는 31일부터 구명벌 위치 확인과 진상규명, 유해수습을 촉구하는 3차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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