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운임·접근성·40m지하 승강장·배차간격 등 지적
국토교통부 “기존과 차별화된 고속 서비스…합리적인 수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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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수도권 광역급행 철도 GTX(Great Train Express) 사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어떤 이에겐 ‘교통혁명’이라고 칭송받고, 어떤 이에겐 ‘졸속사업’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은 전 국민의 약 50%가 거주하며 출퇴근 인구의 약 41.3%가 수도권 지역간 경계를 넘나드는 등 긴밀한 관계를 갖는 공동 생활권이다. 

특히, 수도권은 대도시 확장으로 광역교통 수요가 급증하면서 출퇴근에 90분이 소요(OECD 평균의 3배)되고 버스·철도의 혼잡이 심해 교통 체계 개선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GTX에 대한 수도권 지역민들의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GTX 첫 사업 A노선은?

GTX는 총 3개 노선 A노선 파주~동탄, B노선 송도~마석, C노선 의정부~금정 등 총 211km으로 계획돼 있다.

현재 운행중인 도시·광역철도는 하루 1000만명 이상(일평균 1069만명)을 수송하며 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저히 낮은 표정속도(역 정차시간을 포함한 열차의 평균속도)와 높은 혼잡도 등의 한계도 노정하고 있다. 

이에 GTX A노선이 개통되면, 현재 경기도~서울 간 통근 시간이 최대 80%까지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간 A노선은 파주∼일산∼삼성∼동탄 등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 83.1km를 잇는 사업이다. 

지난해 말 착공에 들어간 구간은 파주 운정과 서울 삼성동을 잇는 42.6km로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비 2조9017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0개소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삼성∼동탄 구간은 정부 재정 사업으로 지정돼 지난해 3월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토부는 GTX-A노선 착공을 서두르면서 재정 1조원을 조기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완공 후 민간투자사의 운영과정에서 지급할 보조금을 건설과정에 앞당겨 주는 방식이다. 

GTX- A노선은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3500원 수준으로 운임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12월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식 현장 ⓒ뉴시스
지난 2018년 12월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식 현장 ⓒ뉴시스

논란이 된 GTX…비싼운임·먼 역 간격 등 문제 제기돼

논란의 시발점은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GTX 2라운드의 과제와 해법’이라는 보고서다. 

경기연구원은 GTX 사업추진방식을 재정사업이 아닌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높은 요금수준에 대해 우려했다. 

BTO 방식의 민간투자사업은 민간투자비를 시민들의 요금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요금수준이 높다. GTX A노선의 요금은 기존 광역철도나 버스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GTX에 대한 접근성 불편 문제도 제기했다. 서울도시철도의 역 간격은 1.1km인데 비해 GTX의 역 간격은 7.2km로 촘촘하지 않아 승용차나 버스 등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역에 접근해야 한다. 

더구나 GTX 역에 도착한다고 하더라도 승객들이 지하 40m의 승강장까지 오르내리는 데만 각각 5분씩, 총 10분 이상의 추가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사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GTX 노선을 다른 노선과 공용하는 것으로 계획하면서 배차간격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대 서울도시철도의 배차간격은 평균 3분 4초인데 반해, GTX의 배차간격은 6분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경기연구원은 GTX 추진과정에서 우려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기적인 이용자(통근/통학)를 위한 정기 요금할인권의 도입, 고속엘리베이터 중심의 역내 수직이용자 동선 설계, GTX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환승체계 구축, 승용차 이용객을 위한 충분한 환승주차장의 공급, 다른 철도노선과의 선로혼용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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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교통수단에 대한 이해부족?…“합리적 수준으로 책정”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지적에 GTX는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의 주요 역사(거점 환승역) 간을 빠른 속도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기존 도시·광역철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 간 거리가 길게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기된 운임 수준과 배차 간격 등도 기존의 대중교통 수단과 차별화된 고속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과 대체 노선의 존재 등을 감안해 합리적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개통 시점 전까지, 실시협약에 따라 민간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운임 징수 방식 등은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GTX-A노선의 공개된 운임은 킨텍스~서울역 26.3km 구간 기준으로 3500원이다. 이는 비슷한 노선인 M-버스 대화역~서울역 구간의 운임 2400원보다 1100원 가량 비싼 금액이다. 

또 운정~서울역은 3700원으로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M-버스 2400원보다 54%가량 요금이 높고, 삼성~동탄 구간은 3900원으로 M-버스보다 63%가량 비싸게 책정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런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M-버스의 경우 2400원이지만 시간이 무려 58분 걸리고, GTX는 단 14분 걸린다는 것을 강조했다. 단순히 빠른 기존의 전철같은 교통수단이 아닌 도심의 주요 역사 간을 빠른 속도로 연결하는 신교통수단이라는 것.

특히, GTX는 지하 40m 이상 대심도에 철도를 건설하고,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함으로써, 최고 설계속도 200km/h(영업최고속도 180km/h)의 신개념 초고속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교통수단인 만큼 다른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또 GTX의 대심도 특성을 감안해 역사 내 수직이동과 관련한 설계는 대용량의 고속 엘리베이터(역별 8대~15대)를 중심으로 반영돼 있으며, 이용객은 역사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3분 이내로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GTX가 타도시철도와 환승이 편리한 주요 거점역에 정차하도록 계획돼 있으며, 연계교통 환승시간은 모든 정거장이 2분 이상~3분 미만 수준을 만족토록 체계적으로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환승센터, 환승주차장 설치, 연계버스 노선 조정 등은 개통 전까지 향후 출범 예정인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를 중심으로 소관 지자체 등과 함께 긴밀히 검토·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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