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 박 삼구 회장의 복귀 경계
“상황 악화에 따른 책임 확실하게 져야”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복귀를 경계하고 나섰다. 

최 위원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우리은행 ‘디노랩’ 개소식 이후 박 회장의 회장직 사퇴에 대해 “과거에도 한 번 퇴진했다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식이 되면 시장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회사 측에서 진정성 있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다. 채권단이나 당국보다도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상황이 악화된 것에 대해 책임을 확실하게 지는 데에 바탕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박 회장이 과거에도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돌아온 선례가 있는 만큼 또 다시 복귀에 나선다면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지난 28일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한정’ 판정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퇴진 의사를 밝혔다. 당초 박 회장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약 45%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사내이사 재선임이 유력했다. 하지만 감사의견 사태 이후 ‘박삼구 책임론’이 불거지며 결국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당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주와 채권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퇴진이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는 저의 책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라는 모순에서 많은 고심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개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감사의견 한정은 감사증거가 불충분하고 적합하지 않은 부분에 따라 내려지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박 회장에게 고강도 신뢰회복 방안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박 회장은 2009년 유동성 위기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으로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대한통운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듬해 11월 금호타이어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선임 되고 이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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