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아크라우드 추적기上] “일주일에 2% 수익…수상했지만 지인 믿고 투자했다 수억 날려”
[모두아크라우드 추적기上] “일주일에 2% 수익…수상했지만 지인 믿고 투자했다 수억 날려”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9.04.10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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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재정거래로 투자자 모집
매주 최소 2%에서 4% 수익 제안
3월 5일 해외 도주한 것으로 추정
2000여명, 약 1200억원 피해 추산
잠적한 대표, 마카오 은거 중 파악
“원금보다 법의 정당한 집행 바랄뿐”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돌린 후 해외 도피한 것으로 파악된 모두아크라우드 이 모 대표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돌린 후 해외 도피한 것으로 파악된 모두아크라우드 이 모 대표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이 러시아 속담처럼 다단계식 폰지사기(Ponzi Scheme)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말도 없다. 유사수신 업체들이 미끼로 던지는 고배당이라는 치즈는 오직 사기라는 덫 위에만 있을 뿐이다. 폰지사기로 통칭되는 다단계 금융사기의 유래는 벌써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0년대 초반 미국으로 넘어간 이탈리아인 폰지는 투자 90일 후 원금의 100%에 해당하는 수익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고, 새로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이를 충당했다. 투자자들은 지인을 2차 투자자로 끌어들였고 수익금은 재투자에 쏟아 부었다. 2019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사수신 사기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모두아크라우드 역시 암호화폐 차익을 미끼로 고배당의 꿈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한편에는 경계심을 두면서도 통장에 꽂히는 현금을 보며 예외도 있다고 믿었다. 그 꿈은 두 명의 대표가 투자금을 들고 해외로 도주하고서야 깨졌다. 하지만 덮어놓고 투자자의 부주의만 탓할 수는 없다. 업자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수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때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때로는 화려한 외연으로 포장해 투자자를 끌어들인다. <투데이신문>은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자를 현혹했는지 들여다봤다. 상(上)편에서는 투자자들과 직접 만나 투자피해를 입게된 생생한 속사정과 지인으로부터 배신당한 참담한 심정에 귀기울였다. 하(下)편에서는 직접 사업참여 제의를 받았던 인물을 통해 사업 공모 정황을 들어보고 투자자들을 유혹한 수법 등을 살펴봤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3월 5일, 모두아크라우드 대표들이 잠적했다. 투자자 A씨가 투자금을 넣은 지 불과 3개월만이었다. 카드대출까지 동원해 만든 1억원을 넘는 돈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이모(43), 김모(48) 대표는 지난 1년여 간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암호화폐로 변환한 후 해외로 도주했다. 

A씨는 주변을 둘러보니 1억원 이상 투자한 사람은 수두룩했다고 전했다. 8억원, 10억원, 50억원까지 이야기가 오갔다. 투자자들은 일주일에 투자금의 2%에서 4%를 배당받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투자에 뛰어들었다. 언젠가 투자설명회에서는 투자자가 2000명을 넘었다는 말도 나왔더랬다. 이를 근거로 총 피해금액이 1200억원에 달할 거라는 추산이 나왔다. 업체를 통해서는 500~600억원 쯤 피해가 발생했을 거라는 얘기가 전해졌다. 차이는 컸지만 어느 쪽이든 만만찮은 금액이었다. 

모두아크라우드 투자자들에 따르면 두 명의 대표가 자취를 감춘 건 지난달 5일 오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도 투자설명회에 참석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당일 오후, 위치를 묻는 인포메이션 직원의 물음에 그는 태연한 목소리로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오후 4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에서는 이들이 마카오에 은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 대표가 사라진 이튿날 서울 강남 역삼동 사무실에 성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여겨졌던 사람들도 전혀 몰랐던 눈치였다. 오랜 친분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 부산 지역 인사도 얼굴이 붉어져서 상경했다. 김 대표의 연인으로 알려졌던 사람까지 혼이 나간 표정으로 사무실에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출국하기 전, 창업 멤버들에게 1억원 가량씩 빌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언제부터 도주가 계획됐던 것인지, 투자자들은 가늠할 수 없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제공한 계약서 사진. 해당 투자자는 일주일 당 3%의 수익을 약속 받았다 ⓒ투데이신문
계약서 사진. 해당 투자자는 일주일 당 3%의 수익을 약속 받았다 ⓒ투데이신문

눈앞의 돈보다 확실한 건 없었다

모두아크라우드 모집책들은 암호화폐의 시세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현혹했다. 값이 쌀 때 암호화폐를 매입해 비쌀 때 매도한다는 것이다. 속칭 업계에서는 이를 재정거래라고 부른다 했다. 모집책들은 재정거래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됐으며 서울, 부산, 세종 등의 트레이딩센터에서 실시간 수익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일본에 자회사를 운영한다고 홍보했다. 신규 암호화폐 발굴, 암호화폐 투자자문, 일본 암호화폐의 한국 거래소 상장대행 업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하며 사업의 계속성을 과시했다. 

이 가운데 투자자 B씨가 처음 모두아크라우드의 투자제의를 받은 건 지난해 8월이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으로부터의 제의였다. 당시에는 불투명한 사업내용, 듣도 보도 못한 업체이름, 누가 봐도 허술한 제의에 단칼에 거절했다. 하지만 지인은 12월에 다시 나타나 통장을 보여주며 매주 다박다박 꽂히는 돈을 보여줬다. 혹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제의에 마음이 움직였다. 

B씨는 일주일에 2%의 수익을 약속 받았다. 1000만원을 넣는다면 20만원의 현금이 매주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B씨는 또 다른 사람을 추천하면, 추천한 사람의 투자금의 5%를 추가로 매월 배당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계약 이후에는 과연 약속한 수익이 들어왔다. B씨는 입금되는 돈을 보며 다른 지인에게도 추천했다. 돌이켜보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수익을 돌려막는, 전형적인 다단계 폰지사기였다. ‘왜 깨닫지 못했을까….’ B씨는 이제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자책하지만 당시에는 실제로 입금되는 수익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의아한 건 계약 방식이었다. B씨는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본인이 아닌 모집책이 사인을 하고 사진을 보내는 식으로 계약이 진행됐다”고 증언했다. 모집책은 “원본은 내가 가지고 있을 테니 나중에 줄게”라고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B씨의 말에 돌아온 대답은 “여기는 다 그렇게 해”였다. B씨는 결국 업체에 요구해 원본을 받아냈지만 본인이 현장에 없는 곳에서 계약서 작성이 이뤄지는 건 다시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투자가 한창인 동안 이 대표는 통 크고 사람 좋은 사람으로 여겨졌다. 그는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에서 이뤄지는 설명회가 끝나면 50~60명을 대상으로 종종 점심을 대접했다. 한번은 부산에서 회를 공수해 사무실에서 다함께 먹기도 했다. 항상 웃는 얼굴로 투자자들을 대했다. B씨는 이제 이번 사건의 조언을 구했던 변호사의 말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도둑놈들은 대충 보면 보여요. 근데 사기꾼들은 통 알 수가 없어.”

ⓒ투데이신문
모두아크라우드 대표들이 해외로 도주한 후, 투자자 C씨가 모집책에게 보낸 문자 ⓒ투데이신문

거부할 수 없던 원금 보장의 유혹 

부산의 투자자 C씨도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 피해를 입었다. C씨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지인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 취미활동 중 알게 된, 가깝다고도 멀다고도 할 수 없는 그런 관계였다. 

지인은 ‘가족이 모두아크라우드에서 일하고 있으니 믿고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원금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현금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투자에 실패해도 원금은 확보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하루하루 힘들게 일을 하다보니까. 좀 더 편하고 싶은 욕심이라는 게 있잖아요. 원금을 준다고 하니까. 만약의 경우에도 원금만 받아간다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 시작했던 거예요.”

그래서 처음 1000만원의 투자금을 넣은 게 지난해 6월이다. C씨는 주당 5%까지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추가로 돈을 끌어오고, 들어온 수익금을 재투자로 얹은 게 화근이었다. 

3월 5일 그날. 어김없이 사건은 터졌고 C씨 역시 1억원 대의 빚을 안게 됐다. C씨는 투자를 제안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불안한 마음 반, 걱정하는 마음 반이었다. 어쨌든 대표의 해외 도주가 사실이라면 지인 역시 피해자일 수 있으니까. 

C씨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모두아크라우드에서 일한다는 지인 가족의 연락처를 요구했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반응은 불같은 역정이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미안해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사기죄로 고소한다니까 갑자기 화를 내며 ‘가만히 있으면 해결해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소리를 질렀어요. 갑자기 돌변한 느낌이, 이때부터 정말 너무 이상했어요. 내가 왜 처음부터 몰랐을까. 이 친구를 못 믿겠다고 확신했어요”

ⓒ 모두아크라우드 피해자 인터넷 모임
ⓒ 모두아크라우드 피해자 인터넷 모임

“도주 당일까지 얼굴 봤는데, 망연자실 하다”

이밖에도 온라인에는 다양한 피해사례들이 올라와 있다. 그 중에는 결혼 자금을 투자한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 주당 2~4%의 수익률을 제안 받았다. 그리고 수익금은 지난 1년여 간 실제로 입금이 됐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9월에 1000만원, 12월에 1000만원, 올해 2월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5월까지만 하고 정리하려고 했는데 일이 터졌다”라며 “화, 목 주기적으로 설명까지 들었다. (도주 당일인) 화요일에 얼굴까지 봤는데 오후에 비행기를 탔다니 망연자실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가족이 소개해 믿고 투자했다고 전했다. 본인은 1000만원, 가족은 3000만원 씩 투자를 진행했다. 그는 “직장 다니면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데 생활에 도움이 될까 싶어 대출 받아 투자했다”라며 “작은 돈일 수 있지만 저 같은 사람은 1000만원 모으려면 정말 힘들게 일해야 한다. 원금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토로했다. 

투자자들이 업체로부터 들은 바가 사실이라면, 비슷한 투자사기를 당한 사람이 어림잡아 2000여 명이라는 말이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소에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은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그 이유를 대부분 인간적인 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투자를 시작해 고소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마저도 회사 측이 계획에 둔 것 아니냐는 말까지 전한다. 

ⓒ투데이신문
지난 4일 서울 강남에서 만난 피해자는 지인으로부터 주당 2%씩 월 8%의 수익을 제의받았다고 전했다 ⓒ투데이신문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이제와 바라는 것은 범행 가담자들의 명확한 구분과 응당한 처벌이다. 이 사건의 어려운 점은 남아있는 사람 중 가해자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업체 관계자와 모집책 중 누군가는 돈을 벌었다는데, 누군가는 없던 벤츠가 생겼고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다닌 다는데, 현재로서는 모두가 피해자인척을 한다. 

이 와중에 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새로운 투자제의가 흘러나온다. 계속 투자를 통해 잃어버린 투자금을 회수해보겠다는 것이다. 말인 즉, 투자 방식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데, 투자자들은 혼란스럽기 만하다. 

B씨는 “아유 막 답답하니까. 자다가도 갑자기 미쳐버릴 것 같다. 그러니까 자꾸 가슴을 쓸어내리는 버릇이 생겼다”라며 “다행히 주변에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해줘서 분란은 없는데, 가족 중에 큰 수술을 했던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C씨도 “투자 제의를 한 친구를 정말 잡아넣고 싶은 게, 얼마 안 돼서 집을 갑자기 얻고 차도 장만하고 집에 들어가니까 명품으로 싹 바꾸고, 그 돈이 다 누구 돈이겠느냐. 와 이게 다 내 돈이고, 누구 돈이고 이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했다”라며 “지금도 너무 태연스럽게 거리를 돌아다닌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다닌다. 근데 고소해봐야 소용없다는 말을 들으니 눈물만 나고, 원금 생각은 없다. 법이 정당하게 집행돼서 죄가 있는 사람들을 잡아넣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알고 있다. 원금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을. 그러나 이들이 입은 가장 큰 피해는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한 투자자는 기자를 만나며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다고 신원이 완벽하게 확인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사기를 당한 후 의심하는 버릇이 생겨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투자자들도 알고 있다. 자신들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걸. 다만 그들의 직업은 다양했고 그 중에는 수십 년을 금융업에 몸담은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도 속았다. 거짓 신뢰를 쌓는 십 수 년의 노하우. 사람 좋은 웃음, 그럴싸한 언론보도들, 대중스타의 동원, 사람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수사는 현재 잠적한 두 대표의 신병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홍콩을 거쳐 마카오로 이동한 것까지는 확인됐지만 이후 추가 진행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복수의 투자자들도 고소장 접수 이후 아직 특별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중 일부는 아직 피해진술도 정확히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모두아크라우드에 관한 수사는 피해 규모에 비해 큰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소를 해도 소용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지인과의 관계가 걱정돼 갈팡질팡 하는 동안. 시간은 흐른다. 모두아크라우드 사무실의 계약기간은 4월말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가 사라졌고, 투자자 명단이 사라졌고, 투자금 목록이 사라졌다. 이제 사무실이 사라지고, 운영진이 흩어지면 이 사건도 시간 속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답답해 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사건의 사회적 망각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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