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 투자자모집 공모 정황
유사수신행위 적발 과거 행적 제기
유명연예인 등 동원해 대규모 행사
재정거래 현장 공개 번번이 거절
“새로운 투자제의 반드시 경계해야”

모두아크라우드는 암호화폐 차익을 미끼로 고배당의 꿈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한편에는 경계심을 두면서도 통장에 꽂히는 현금을 보며 예외도 있다고 믿었다. 그 꿈은 두 명의 대표가 투자금을 들고 해외로 도주하고서야 깨졌다. 하지만 덮어놓고 투자자의 부주의만 탓할 수는 없다. 업자들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수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 참여 속사정을 들어본 상(上)편에 이어, 모두아크라우드 하(下)편에서는 사업 공모제의를 받았던 제보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이들이 어떻게 사업을 추진하고 사람들을 유혹했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봤다. 또 지지부진한 수사과정 속에서 비대위와 갈등을 겪으며 하루하루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의 심경을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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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아크라우드 사무실로 운영됐던 강남구 역삼동 모 빌딩. 업체는 대표들의 해외도주 이후 투자금 배분 등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대표번호 역시 응대를 멈춘 상태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씨, 모두아크라우드가 어떤 회사냐.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예요. 코인을 가지고 재정거래를 하는 회사야. △△씨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투자자야. 투자금을 운용하는 거야 코인을 가지고. 우리회사는 트레이더(재정거래 전문가)나 자동프로그램이 있어요. 거래하는 과정에서 코인이 가장 싼 최저점을 찾아내는 거야. 우리 회사가 거래하는 국제거래소가 있어 일본, 미국, 중국, 홍콩.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랑 홍콩 가격이 차이가 나는데 이걸 일명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해요. 한국이 항상 강세야. 가격이 높아요. 이 차액이 생기는데 보통 1~2%에서 많게는 70~80%까지 생긴 적이 있어. 한국 거래소와 국제거래소 간에 차익이 평균 3~5%정도예요. 이 차익이 우리 회사의 수익입니다.”

<투데이신문>이 입수한 녹취파일에는 이모(43) 대표가 투자자에게 업체의 수익모델을 설명하며 설득에 나선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재정거래를 통해 투자금에 따른 수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재정거래의 핵심은 암호화폐가 쌀 때 구매해 비쌀 때 판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간 또는 거래소 간 차익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모두아크라우드는 자사의 투자에 참여하면 매주 2~4%의 수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1억원을 넣는다면 최소 일주일에 200만원 씩을 주겠다는 제안이다. 

투자자들이 업체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투자자의 규모는 2000여명에 달했다. 투자자들은 투자 초기에는 실제로 수익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초부터는 그럴 수가 없었다. 모두아크라우드의 두 대표, 이씨와 김모(48)씨가 1200억원으로 추정되는 투자금을 챙겨 마카오로 잠적했기 때문이다.  

두 대표가 사라진 후 모두아크라우드는 추가 투자자모집과 수익 배분을 멈췄다.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모두아크라우드가 애초부터 투자금을 모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불법 유사수신 업체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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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모두아크라우드가 3, 4, 6층을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현재는 4, 6층의 명패만 확인할 수 있었다. ⓒ투데이신문

2018년 2월, 사업 공모가 있었다

본지는 모두아크라우드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를 추적하던 중 한 제보자를 만났다. 제보자 윤정구(가명, 30)씨는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지인들과 함께 이 대표를 만나 사업 참여 제안을 받았다며 업체 운영 초기의 대략적인 정황을 들려줬다.   

그는 지난해 2월 경 지인 3명과 함께 서울 강남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모두아크라우드 사무실은 1층에는 수입차량 전시장이 있는, 6층으로 이뤄진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모두아크라우드는 이중 3, 4, 6층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 4, 6층의 명패만 남아있었다.

윤씨와 지인들은 이날의 만남에서 부산센터의 운영을 제의받았다고 했다. 재정거래가 컴퓨터 등을 통해 실제로 진행되는 트레이딩 센터를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윤씨는 재정거래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아이템이었다며 누가 사업을 크게 굴리느냐가 중요한데, 그게 이 대표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서서 진행한 다른 투자에서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이 대표의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고 했다. 또 이 같은 사정을 알고 있던 이 대표는 ‘그쪽도 다 어려우니 부산에서 일을 맡는 방식으로 다 변제할 수 있다. 부산 센터를 내면 크게 갈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던졌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윤씨는 결국 사업에 동참하지 않키로 결정했다. 그는 “다른 투자를 하자니까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빠졌다. 아니 오히려 팽 당한 게 맞겠다"라며 “사업에 참여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한데, 같이 있던 지인 중에 내 돈을 갚아야할 사람이 있는데 또 돈을 갖고 오라니까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윤씨를 제외한 나머지 지인들이 부산 지역에서 트레이딩 센터를 담당하게 됐다. 윤씨는 이 즈음부터 사업 공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 몇몇 투자자들도 2018년 2~3월 무렵 투자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 지역을 담당하기로 한 윤씨의 지인들도 4월경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이 대표(가운데)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이 대표의 과거 '유사수신' 행위 주장하는 투자자들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윤씨는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전반적으로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윤씨의 감이 틀리지 않았던 것일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과거에도 비슷한 유사수신 행위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투자자는 당시 이 대표에게 속았던 다른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은 과거 D사의 경매사이트를 운영하는 촉망받는 청년사업가로 소개됐다. 그는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의 모토가 ‘신뢰를 바탕으로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사람간의 믿음을 연신 강조했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건 99%의 서민들이라는 말도 했다. 이 내용을 접한 모두아크라우드의 투자자들은 하나같이 헛웃음을 쳤다. 

D사는 2011년 불법 유사수신업체로 적발된다. 경찰에 의하면 이들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제주도 등 전국 지점에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모집책들은 투자자에게 1000만원을 투자하면 매주 2.5%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현혹했으며 1년 뒤 원금보장을 약속했다. 피해자는 816명, 피해금은 381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D사의 유사수신 방식은 모두아크라우드와 매우 흡사했다. 모두아크라우드 역시 매주 투자금의 2~4% 수익을 제공한다고 현혹했으며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점은 2011년의 업체 대표들은 구속돼 실형을 살았으며, 2019년의 대표들은 마카오로 도주했다는 점이다. 

ⓒ피해자 제공 캡쳐 이미지
2018년 연말 행사 초대장 ⓒ투자자 제공 캡처 이미지

그들은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취업포털사이트에 등재된 모두아크라우드의 설립일은 2016년 12월이다. 이 업체는 초기에는 케이피엠크라우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보이며 모두아크라우드대부 법인으로 사업을 진행한 흔적도 있다. 

모두아크라우드는의 주요 활동거점은 서울과 부산이었지만, 이 대표가 본인의 이름으로 보낸 공문 등을 보면 전국 각 지역에 센터와 지점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세종, 경주 센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증언했고 경기도 부천에서도 팀이 있던 정황이 포착됐다. 부산에서 진행한 설명회에서는 곧 제주도에도 센터가 운영될 것이라는 홍보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모두아크라우드는 언론보도와 대외행사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끊임없이 부각시켰다. 

먼저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수상한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이 대표의 수상 부문은 ‘유통경제산업발전공로대상’이었는데 수여기관이나 구체적 공과는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다. 

대외행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모두아크라우드는 서울, 부산, 대전,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세미나를 열었고 연말, 연초에는 투자자들을 대거 초청해 그동안의 성과를 자축했다. 

연말 행사에 참석했던 한 투자자는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수백 명 정도는 모였던 것 같다”라며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 투자자들의 돈일 텐데 이런 행사를 왜 하냐고 따져 물었지만 오히려 타박을 받았다. 다만 주변을 둘러보니 추가 투자의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초청됐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몇몇 대규모 행사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법한 중견 영화배우가 축사를 했고 한 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가수가 초청돼 노래를 불렀다. 바이올리니스트, 성악가, 아이돌그룹 등도 모두아크라우드의 자축 행사에 동원됐다. 

2019년부터는 ‘K스타 오디션’이라는 문화제를 수차례 진행하며 예비 K팝 스타를 찾겠다고 홍보했다. 투자자들은 화려한 행사와 출연진, 연속성 있어 보이는 사업 추진에 모두아크라우드에 대한 의심의 일부를 지워나갔다. 

투자자들 역시 모두아크라우드 사업설명회에서 축사까지 남긴 배우가 어떤 인연으로 행사에 참석하게 됐는지 의아해 했다. 해당 배우 측에 접촉해 모두아크라우드와의 인연에 대해 물었지만 소속사 관계자는 “단순 행사 차원에서 참석한 것 같다”고만 답변했다. 

과거 암호화폐 관련 유사수신 사기를 당한 적 있다는 한 피해자는 모두아크라우드가 연말부터 투자자 모집 확대를 위해 대외적인 행사를 키운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모두아크라우드가 2019년 1월 달 부터 수면위로 올랐다”라며 “연예인 동원해 공연도 하고 축사도 하고 회사 전망이랑 2019년 사업계획서도 발표하고. 인터넷으로 해서 작업을 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재정거래가 이뤄진다고 했던 부산 트레이딩 센터 ⓒ모두아크라우드 밴드

재정거래는 실제로 이뤄졌을까

주요수익창출 수단인 재정거래의 실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재정거래 자체가 이제는 사장되는 사업일뿐더러 모두아크라우드에서는 실제로 운영됐는지 여부도 확인이 안됐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암호화폐 재정거래가 이뤄지는 트레이딩 센터는 서울 삼성동과 부산 명륜동에 있었다. 업체에서는 대외 홍보 등을 통해 직접 양성한 트레이더와 AI를 통해 재정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자 중 트레이더들의 재정거래 업무를 목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투자자는 구체적인 투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트레이더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 한번은 몇몇 투자자들이 트레이딩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업체의 확답을 받고 삼성동 센터를 찾아갔지만 김 대표의 제지로 보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온, 심지어 사전에 약속까지 잡았던 투자자들에게 ‘직원들이 예민해서 현장을 보여줄 수가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 수익창출 시스템의 실체를 보지 못했으니, 투자자들이 재정거래가 실제로 이뤄지는지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다양한 유사수신 사례를 접한 바 있는 한 불법금융피해 카페지기는 관련 업자들도 재정거래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 거래소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던,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이제는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그는 “몇천만원, 몇억원 수준에서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가능하겠지만 고액 재정거래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라며 “몇백억원 수준에서의 거래라면 살 때는 사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되팔 때는 팔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재정거래 하는 사람들도 다 접고 있다. 실제로 운용하는 사람의 얘기를 들어 봤는데 옛날만큼 수익이 안 나기 때문에 신경을 거의 안 쓰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들의 잠적 이후 모두아크라우드 비상대책위원회가 회의를 갖고 피해자들에게 공지한 내용 ⓒ피해자 제공
대표들의 잠적 이후 모두아크라우드 비상대책위원회가 회의를 갖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한 내용 ⓒ투자자 제공

비대위를 맹신하지 말라

이 같은 재정거래의 특성과 비공개로 운영된 트레이딩 센터 등에 비춰봤을 때, 이 업체의 실질적인 수익은 투자자들의 투자금이다. 투자금은 사람과 사람간 영업으로 유치됐다.

모두아크라우드가 모집책을 통해 투자금을 확대했고 모집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다단계식 유사수신 형태를 띠었던 것은 다수의 투자자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일각에서는 모두아크라우드의 핵심인물들 중 상당수가 다단계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모두아크라우드가 재정거래에 대한 확실한 기술적인 비전보다는 투자자 모집에 심혈을 기울였던 이유에 대해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가운데 모두아크라우드 대표들의 도주 직후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도 갈수록 깊어지는 모습이다. 현재 비대위에는 모두아크라우드의 운영진이 포함 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본인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지난달 14일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번 사업의 적극적 가담자가 포함돼 있는 비대위가 피해자들의 대표성을 갖고 나서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실제로  2000여명으로 추정되는 투자자 중, 초기 비대위에는 30여명만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비대위의 입장이 투자자의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비대위에서는 자동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겠다며 비대위원들로부터 금전을 요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본 사업 당시에도 공개를 꺼려했던 프로그램의 운영을 이제와 재개하겠다는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더욱 깊어간다.

일부 투자자들은 또 비대위가 위임장을 요구하는 것의 저의도 의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임장이 고소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업체와 피해자 간 합의 과정에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투자자는 “본부장 이하 모집책들을 모두 사기 및 유사수신으로 고소를 해야는데 본인들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고소를 할까”라며 “절대로 속지 말고 개인 고소해야한다. 대표 및 모집책들 모두 고소해야 투자자들이 살 수 있다”고 토로했다. 

불법금융 피해 카페지기도 이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 무엇보다 재투자나 위임장 작성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업체나 모집책들은 투자자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도망간 대표를 고소하고 떠넘기는 분위기로 몰아간다. 유사한 피해사례의 비대위 모임을 보면 대부분 그런 식이다”라며 “모집책들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계속 거짓말을  한다. 새로운 투자를 제의하는 건 100% 헛소리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모드아크라우드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고 비대위 외에도 몇몇 투자자들이 개인 고소를 진행했지만 아직 두 대표의 소재 도시 파악 외에는 진척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산 등 서울 외 지역에서 고소를 진행한 투자자들은 사건을 통합해 수사를 진행하는 강남경찰서의 소식을 들을 수 없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해외로 도주한 두 대표가 인터폴에 적색수배 됐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현재 두 사람의 이름이 관련 명단에서 검색되지 않아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해 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바람은 작은 소식이라도 명확한 수사 진행상황을 듣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금융당국에라도 기대고 싶은 마음이지만, 금융감독원 역시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것 외에 뚜렷이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내용을 확인한 후에 수사의뢰를 할 수는 있지만 그 외에 자체적인 점검, 조사 및 지도에 대한 권한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사건은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했고 비대위는 신뢰하기가 어렵다. 개인들 간의 연대를 독려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다만 투자자들은 도주한 대표들은 물론, 투자를 권유한 모집책들에 대한 개인 고소를 늘려가는 것이 사건을 수면 위에 붙잡아 두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잊혀짐’이야말로 아직 특정되지 않은 이 사건의 가해자들이 내심 가장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그렇게 서로를 다독이고 독려하며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한 지난한 싸움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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