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울리는 5G, 이통사 과욕에 ‘빛 좋은 개살구’ 전락
소비자 울리는 5G, 이통사 과욕에 ‘빛 좋은 개살구’ 전락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9.04.16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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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안 터지는 5G
세계최초 상용화에 짓눌린 협력사들
목표기지국 10% 수준으로 서비스 시작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이 우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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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5G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낮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가용 기지국 현황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기지국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5G 서비스를 내놓고 대대적인 홍보로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통신사들의 대대적인 5G 출시 광고에 혹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불통지역 구멍 숭숭 “지금 5G 쓰면 알파테스터”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임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최근 5G 서비스에 가입했다며 “집에서도, 이동 중에도, 직장에 와서도 5G가 전혀 안 잡힌다. 기기 이상인지 커버리지가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 기기를 보고 넘어왔다지만 비싼 요금제 쓰면서 LTE만 쓰자니 돈이 아깝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평소에는 LTE로 표시되고 간헐적으로 5G가 잡히지만 속도가 조금 더 빠른 수준이다”라며 “5G에서 LTE로 변환할 때 데이터 끊김이 심하고 LTE로 돼 있어도 (인터넷이)안 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 구매 하실 분들은 참고 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당분간은 5G 망의 구축 현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정보통신을 전공했다는 한 누리꾼은 “5G로 지금 간다면 베타테스터도 아닌 알파테스터를 본인 돈 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대학로나 광화문 같은 번화가에 거주하거나 직장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SKT와 KT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5G 이용 가능 지역이 공개된 ‘5G 커버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실제 이통사들의 5G 이용 가능 범위는 수도권과 대도시에 편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수도권의 5G 사용망이 촘촘한 것도 아니다. 서울의 경우에도 산이나 공원 지역은 대부분 불가능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홍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도심지역도 사용이 어려운 곳이 적지 않았다. 또 LG유플러스는 이마저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답답함을 키우고 있다. 

관련 서비스도 주춤, 목표기지국 수 수년 내에 도달 어려워

이와 관련 LG는 최근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50의 출시를 미뤘는데, 업계에서는 5G 연결망의 불안 문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에서 다양한 네트워크 불안정 사례가 제기되면서 출시 시점을 조율해 보다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도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5G의 전국망 확보는 올 연내에도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통부는 지난해 5월 5G 주파수 할당을 공고하며 각 이통사별 목표기지국 수를 15만국이라고 발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공개한 이통3사의 평균 기지국 수는 4월 초 기준 1만4000여개에 불과하다. 10%도 안 되는 수준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 3년 안에 목표기지국의 15%, 5년 안에 30% 설치를 의무화한 상태다. 사실상 수년 안에 LTE 수준의 통신망 확보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의 기지국에는 각각 3개의 송수신 장치가 설치돼야 360도를 커버할 수 있다. 즉 목표기지국이 15만국이라면 45만개의 송수신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별 기지국 송수신 장치 설치 현황은 평균 1.9개로 SKT가 3만8000여개, KT가 3만5000여개, LG유플러스가 1만1000여개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SKT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기지국 송수신 장치 수를 7만개까지 늘려갈 계획”이라면서도 “그렇다 해도 전국이 커버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무리한 사업 추진에 주말 잃은 협력사 직원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이 무리하게 5G 출시를 진행함에 따라 관련 설비를 설치하는 협력사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SKT 협력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투데이신문>과의 대화에서 “5G와 관련해 3사 통신사 협력업체 직원들 모두 같은 생각 일 것이다. 장비조차 납품받지 못한 상황에서 5G광고가 먼저 나가고 부랴부랴 언제 까지는 무조건 다 시설이 돼야 한다라고 통지받으면 을 입장인 협력업체는 아무 말 못하고 시행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협력업체들은 힘들어도 힘들단 얘기 못하고 주말, 휴일 까지 반납을 해 일을 하고 있다”라며 “같이 상생하며, 사람다운 대접 받으며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을 가지고 싶다. 조금이라도 바뀐 근무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9일 청와대 청원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5G 세계 최초상용화 발표를 위해 이동통신 협력사들은 정부에서 추친 하는 저녁이 있는 삶과는 거리가 아주 먼 1970년대 새마을 운동처럼 새벽부터 새벽까지 주 100시간 이상 일을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또 “갑질에 짓눌려서 이 말도 안 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를 1년 평균 400개정도 진행하는 협력사가 1000개가 넘는 수량을 단 몇 개월 만에 일처리를 한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협력사에게 과중한 업무를 부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5G 전국망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5G를 통해 선보이겠다던 서비스나 사업도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화질 영상은 물론 VR·AR 콘텐츠까지, 모두 이동 중에서도 끊기지 않는 연결망 확보 없이는 듣기 좋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5G 서비스를 개시는 했는데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그런 부분들은 소비자한테도 정확하게 정보를 알리고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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