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여수 산단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기업 등 적발
2015년부터 측정기록부 1만3096건 조작 및 허위 발급
신학철 대표 “관련 시설 폐쇄,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

ⓒ환경부
ⓒ환경부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LG화학이 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LG화학은 신학철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하고 해당 사업장을 영구 패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17일 LG화학을 비롯한 여수 산단 지역의 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속여서 배출했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단 지역 다수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 4곳이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적발된 측정대행업체들은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한 측정을 진행하며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667건에 달했다. 이중에는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LG화학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특정 시설에서 염화비닐의 실측값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음에도 결과 값을 조작하고 측정기록부를 거짓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위법사실이 확인된 업체들을 지난 15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LG화학의 신학철 대표는 환경부의 발표 이후 사과문을 내고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 대표는 “LG화학은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라며 “특히 공장 인근 지역주민과 관계자분들께 환경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라며 “당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대표는 특히 “염화비닐 배출과 관련해서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조치를 취해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지역주민과 관계자분들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 및 건강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