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무 유지하며 협력사만 수차례 변경
퇴직‧재계약 반복에 “고용불안 스트레스”

ⓒSK브로드밴드 공식 블로그
ⓒSK브로드밴드 공식 블로그

【투데이신분 박주환 기자】 SK브로드밴드 협력사 노동자들이 동일한 업무를 이어가면서도 수차례 재계약이 이뤄지는 가운데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불합리한 업무 환경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18일 새희망정보통신노조 등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장비운용 및 선로유지보수 노동자들이 고질적인 고용불안과 불합리한 업무조건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협력직원들의 정규직 고용을 피하기 위해 협력사 법인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재계약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장비운용 협력사 직원들로 구성된 새희망정보통신노동조합 관계자는 “4곳의 협력사가 있는데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계속 법인들이 바뀐다. 퇴직금을 받았다가 재계약하는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직원들은 고용이나 계약에 대한 불안을 가질 수밖에 없고 노조는 불합리한 부분을 타파하고자 자료화 및 공론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도 이에 동조하며 힘을 실었다. 

지부 관계자는 “주 계약 업체가 바뀌면 재계약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계약을 하면 그동안 쌓았던 경력은 전혀 인정이 안 된다”라며 “대부분 재계약이 이뤄지긴 하는데 새로운 업체가 기존부터 관계를 맺었던 직원들을 데려오면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이 같은 불만은 지난 달 19일 ‘SKB 유지보수 고용안정화’라는 제하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스스로를 SK브로드밴드 협력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설치기사들은 노조를 만들고 시위하고 파업하고 힘들게 싸워서 정직원화를 이뤘다. 유지보수직원들은 그저 부러울 뿐”이라며 “유지보수업무를 시작한지 벌써 십수년이 됐고 회사 이직을 수차례 했다. 업무는 같은데 SK브로드밴드에서 협력사를 바꾸기 때문이다. 고용을 하면 돈이 드니까”라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이어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했지만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다”라며 “꼭 다수로 노조를 만들고 시위를 하며 파업도 불사해야 알아주는 건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청원에 의견을 덧댄 다른 노동자들도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니 매년 고용불안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브로드밴드에서 일시키고, 협력업체에서 업무를 주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당한 대우도 못 받고 주말, 새벽 퇴근이후 풀로 대기한다”며 업무환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7월 설치 및 수리기사 5200여명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여기에 장비운용 및 선로유지보수 등 일부 직군은 제외됐다. 

새희망정보통신노조는 이에 따라 원청인 SK브로드밴드에 직접고용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24시간 365일 주야간으로 돌아가는 업무 등 저희 기준에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노조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가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할 방침이다”라며 “ 불합리한 노동조건에 대해 구조적인 개선과 개편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청의 반응은 없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관계자는 이와 관련 “(노조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 대고객 서비스 개선차원에서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