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스타트업 스토리 칼럼니스트
-IR피칭 및 프레젠테이션 스토리 컨설턴트
-현 대전MBC <FM모닝쇼: 영화사용설명서>
-현 대전대학교 이노폴리스캠퍼스 대덕특구 IR피칭 공식멘토
-현 인하대학교기업가센터 스타트업 IR피칭 컨설턴트
-현 서강대학교 인재개발아카데미 실무프레젠테이션 겸임교수
-전 아워홈 경쟁입찰프레젠테이션 전문프리젠터
-전 CMB충청방송 <뉴스포커스> 메인 앵커
-전 대전MBC <뉴스투데이: 투데이핫무비>

“콤부차, 마셔본 적 있으세요?”
콤부차? 이름부터 낯선 향기가 풍겨온다. 범상치 않은 느낌. 

녹차와 홍차 등을 우려낸 물에 당을 첨가, 자연 발효시킨 음료를 콤부차라고 한다. 이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이 풍부해져 건강에 좋은 음료가 완성되며, 역사적으로는 중국에서 진시황(秦始皇)이 즐겨마셨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물론, 미란다 커, 레이디 가가,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 역시 디톡스, 다이어트를 위해 애용하는 음료이다.

국내에는 부루구루, 아임얼라이브, 어니스트 등을 시작으로, 캡틴 콤부차, 원더 드링크 등의 수입 브랜드가 공존하며, 최근 빙그레에서는 ‘티 로드’라는 차 전문 브랜드를 런칭해 콤부차 제조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차 전문업체 티젠에서는 분말 콤부차를, 신세계그룹 역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SSG푸드마켓에서 콤부차 판매에 나서는 등 시장 또한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설탕이나 첨가물이 들어있는 탄산음료와 달리 유기농 차를 원료로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기존 탄산음료를 대체할 ‘넥스트 콜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각종 보도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본 칼럼을 준비하면서 나 역시 몇몇 브랜드의 콤부차를 시음해보았고 덕분에 처음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차의 묘한 매력에 빠져 버렸다. 국내 브랜드 중 하나인 부루구루의 박상재 대표를 IBK 창공 마포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부루구루라는 브랜드가 잘 알려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콤부차라는 음료 자체가 널리 알려져 콤부차 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는 그의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 부루구루 박상재 대표

# 부루구루(brewguru)

#. 부루구루 콤부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콤부차는 녹차/홍차 등을 우려낸 액상 차에 유기농 사탕수수당을 넣고 몸에 이로운 프로바이오틱스로 발효한 음료입니다. 새콤달콤한 맛과 발효음료 특유의 향미가 있으며, 적당량의 탄산을 가져 청량감을 더한 음료입니다. 뛰어난 항산화 성분과 유기산들을 바탕으로 디톡스/변비해소/다이어트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서양에서는 이미 매우 대중화가 된 음료인데요. 부루구루는 한국에 이런 훌륭한 제품을 소개하고 시장을 개척하고자 설립된 회사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로써 콤부차의 대중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부루구루라는 이름이 굉장히 발음할 때 귀여운데,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부루구루는 콤부차/맥주/커피 등을 만들 때 쓰는 표현인 Brew-ing 과 도사를 뜻하는 단어인 Guru를 합성하여 만든 회사명으로, 맥주/콤부차 등을 잘 만드는 도사들이 모여서 창업한 회사입니다. 제대로 된 품질과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들을 단숨에 사로잡고자, 도사들이 만드는 음료를 상징하기 위해 음성학적으로도 예쁘게 이름을 지었습니다. 

#. 콤부차가 아직 대중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요.

2015년 제가 맥주만드는 장비를 만드는 일을 하던 차에, 콤부차를 만드는 장비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처음 콤부차를 접하게 되었고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맥주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맥주를 만드는 것은 좋아해도 맥주 자체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었습니다. 헌데, 콤부차는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콤부차를 마시는 것 자체도 매우 좋아하였고, 2016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오고가며 항상 콤부차를 사서 마셔보고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 보고 확신이 생겨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부루구루 박상재 대표

#. 기존의 콤부차 / 경쟁사의 콤부차들과 비교하여 우리 부루구루 만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부루구루 콤부차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장 부드러운 입문자용 콤부차’라는 점과 ‘가장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서양에서의 콤부차란 본래 ‘맛이 없는데 그 효능 때문에 참고 마시는 음료’로써의 포지셔닝이 강합니다. 또한 그런 효능을 강조한 측면 때문에 한국에서는 매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부루구루의 콤부차는 효능을 유지한 채, 최대한 콤부차를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이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맛을 잡는 개발에 집중하였습니다. 
이에 부루구루 콤부차의 피드백 중 상당수는 ‘다른 콤부차는 너무 시큼하고 먹기 힘들었는데, 부루구루 콤부차는 먹을만하네요’와 유사한 피드백을 많이 얻었습니다. 또한 병당 5~6천원에 육박하는 기존 콤부차가 너무 비싸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2000~3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것 또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대부분의 설비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여 제품에 투입되는 간접비 등을 많이 줄였습니다. 또한 녹차를 산지에서 직접 매입하는 등 구매관리와 비용절감은 물론 합리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안전하고 맛있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실현했습니다. 

#. 지금의 콤부차 제조 시장 현황은 어떠하며, 전망은 어떤가요.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15개의 콤부차 브랜드가 제조/수입돼 판매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매 분기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루구루가 창업할 당시, 국내 콤부차 브랜드는 전무했으나, 현재는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규모 이상으로 생산해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브랜드만 4개 이상으로 시장이 급성장 하였습니다. 현재 일부 대기업들도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선언했고, 장기적으로 국내 콤부차 시장은 5년 내에 연 2000억 이상 규모로, 제조 브랜드만 20개 이상 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국내 콤부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비자들의 콤부차에 대한 인지도 부족이 주된 문제점으로, 부루구루는 더욱 더 훌륭한 경쟁사들이 늘어나서 콤부차 시장이 활성화 되고 동반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 현재 콤부차로 이뤄낸 성과 및 앞으로 부루구루의 방향,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출시 후 약 9개월이 지났으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총 60여곳의 거래처를 확보하였고,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유통은 물론, 마켓컬리와 카카오메이커스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도 우수한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카페, 베이커리 및 식당들에도 음료/주류 대용으로 납품이 되고 있으며, 가로수길에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였고, 장기적으로는 2019년 내 300개 이상의 오프라인 판매점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제조측면에서는 자체 공장을 완공하였고 자동화 설비들을 상당수 도입 완료했으며 HACCP 인증을 받는 등 완벽한 생산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이러한 뛰어난 제조 여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마트, 편의점, H&B 스토어 등에 입점을 할 계획이며, 온라인 판매 강화와 동시에 해외 수출도 현재 2건 진행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콤부차 생산라인을 안정화 한 뒤, 회사의 기본 가치인 ‘내 몸을 채우는 건강한 습관’이라는 미션에 맞게, 다양한 건강 기능성을 강조한 음료들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것 입니다. 

▲김민주 스타트업 스토리 칼럼니스트

 

# Pitching Story-key

① 우리 아이템,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 

부루구루의 사례처럼, 청중들에게 ‘콤부차’라는 아이템 자체를 각인시키고 범주 욕구를 불러 일으켜야 하는 때가 있다. 콤부차가 무엇인지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부루구루의 콤부차를 접했을 가능성이 낮은 것은 당연지사. 콤부차가 무엇이며, 내가 왜 콤부차를 마시는 게 좋은 지 구매 동기를 끄집어내야 한다. 특별히 많은 청중을 대면하는 데모데이라면 기업의 입장에서 이 아이템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콤부차를 들어보셨는지, 마셔보셨는지 질문으로 시작하자.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도록 도운 뒤 콤부차란 무엇인지, 효능은 무엇이며 차를 이루는 주요 성분은 무엇인지를 차례로 짚어주자. 나아가 국내에는 비록 인지도가 낮아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이미 헐리우드 스타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을 보여주자. 

때로는 대표인 나 자신이 아이템에 대하여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을 넘어가는 경우, 이른바, ‘지식의 저주’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말하지 않으면 청중은 알 수 없다. 내가 미처 빠뜨린 내용, 후루룩 넘어간 내용은 없는지 반드시 살펴보자.  

② 무엇이 문제였나요? 우리가 그 답입니다

실제 시음해 본 몇몇 경쟁사의 콤부차는 향 때문에 마시기 쉽지 않았다. 시금털털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부담스러운 향과 맛 때문에 필자의 어머니는 두 번은 못 먹겠다며 손사레를 치셨다. 하지만 부루구루의 음료는 달랐다. 다 마신 후 일반 탄산음료와 비슷하다며 긍정의 평가를 내리셨다. (실제 부루구루표 콤부차는 처음 콤부차를 접하는 사람, 입문자(beginner)에게 어울리는 게이트웨이(gate-way)용이다.) 

평소 소비자들이 왜 콤부차를 마시기 어려워했는지 조사하여 장표에 나타내보자. 시고 떫었기 때문인지(맛과 향), 들고 다니기 어려웠기 때문인지(휴대성), 혹은 비싸서였는지(가격). 분명 기존의 콤부차가 가졌던 문제점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을 세 가지로 간추려 나타내보자. 물론 이 다음 스토리 흐름에서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하게 되었는지가 꼭 언급되어야 한다. 문제가 세 가지 였으니 해결책도 세 가지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③ 너와 나의 연결고리! 팀 소개도 아이템과 이어보자

아직도 팀 소개 장표에서 팀원들이 졸업한 학교를 줄줄 읊고 있는가. 명문대를 나왔느냐 나오지 않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팀원들이 이 아이템에 대한 충분한 인사이트와 경험이 있는가의 여부이다. 즉 팀 소개 역시 아이템과 하나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득 네모난 캐릭터를 만드는 스타트업, ‘큐빙즈’의 사례가 기억난다. 가구, 냉장고, 포장 패키징 디자이너 세 명이 뭉쳐 캐릭터 산업을 이끌어가던 이 스타트업의 연결고리는 멀리 있지 않았다. “네모난 가구, 네모난 냉장고, 네모난 박스 포장 패키징. 네모에 죽고 네모에 사는, 네모를 사랑하는 세 남자가 모여 네모난 캐릭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의 친구, 큐빙즈를 소개합니다.”

‘정직한 재료로 정직하게 발효한’ 콤부차, 이를 만들어 낸 부루구루. 사실 이 팀의 첫 시작은 콤부차가 아니었다. (박상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맥주였다. 하지만 맥주 역시 발효 음료의 최고봉 아니던가. “첫 시작은 맥주였습니다. 그때부터 발효라는 화두를 늘 안고 살아갑니다. 발효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어 낸 제대로 된 발효 음료, 콤부차를 소개합니다.” 당장이라도 부루구루 한 캔을 따고 싶은 순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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