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주 커뮤니티 계좌이관 움직임 확산
주담대출 피해 사례, 대차거래 의심으로 번져
유진투자 “대차거래 없다...근거없는 의혹 난감”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유진투자증권에 셀트리온 주주들의 이탈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의 주식담보대출 거래로 인한 고객 피해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차거래에 대한 의심이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계좌 이관 운동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25일 한 셀트리온 소액주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타 증권사로 계좌이관을 완료했다는 회원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상당수 셀트리온 소액주주 회원들은 이번 주 초부터 유진투자증권의 대차거래가 의심된다며 계좌이관에 나서고 있다.

부산 모 지점장의 무리한 주식담보대출 주식거래 권유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한 주주 사연이 공개된 이후 셀트리온 주주들 사이에 불법 대차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며 대규모 계좌이관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계좌이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셀트리온 소액주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화면

지난 14일 해당 커뮤니티에 한 회원이 부산 모 지점의 지점장으로부터 과도한 담보대출을 권유받았다가 크게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지점장은 주담대출을 권유, 주가가 폭락해 반대매매에 걸릴 위기에 놓였지만 자세한 설명도 없이 하한가에 매도를 하라고 해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글에 따르면 셀트리온 개인투자자인 회원은 지난 3월 초 지점에서 주식수를 늘려 수익을 올리라는 권유를 받았다. 지점장의 권유로 3억원의 대출을 받아 주식을 투자했다. 한 달이자만 120만원에 달하는 대출이었다. 이후 지점장의 권유에 따라 매도에 나섰지만 주식담보대출 투자로 2260주였던 주식은 346주, 현금은 4160만원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통상적으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 증권사로서는 거래 수수료보다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이 같은 피해 호소에 셀트리온 주주들은 증권사가 이자 수익 등을 위해 개미투자자를 상대로 무리한 영업을 벌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일부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다른 증권사로 거래를 이관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점장의 무리한 영업행위에 대한 논란이 불법 대차거래 의혹으로 번지면서 부터다. 계좌 이관 주장이 제기될 쯤 유진투자증권이 매수상위에 오르자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유진투자증권의 대차거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계좌이관을 대비해 대차거래에 나섰던 증권사가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한 회원은 셀트리온 주식의 이체출고 내역 캡쳐화면을 공개하며 보유수량과 출소신청수량이 다르다며 유진투자증권의 불법적인 대차거래 흔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뒤이어 다른 회원들도 대차거래가 의심된다는 글이 뒤따르면서 대차서비스를 운용하지 않는 증권사로 이관해야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모임 ‘희망나눔주주연대’는 배당이 입고된 24일을 지나 25일 9시를 기점으로 DB투자증권 대구금융센터에서 일시에 이관하는 행동요령을 올리기도 했다.

대차거래관련 공지(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차거래관련 공지(사진=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화면 캡처)

급기야 유진투자증권은 홈페이지에 ‘대차거래관련 안내’라는 제목으로 “당사는 고객 자산을 제3자의 대차거래 서비스에 제공하지 않는다. 또 당사 계좌에 있는 고객의 주식은 공매도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계좌 이탈 움직임을 막지는 못했다.

셀트리온 주주는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공매도의 반감이 거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보통 기관투자자가 주로 사용해 대규모 거래가 이뤄져 주가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개인이나 법인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의 대차거래서비스가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의 공매도를 돕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공매도 활용 가능성이 있는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지난 2016년에도 셀트리온의 공매도 이슈가 커지면서 공매도 세력에 대한 항의표시로 주식대차 서비스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의 주식 이관 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증권사들이 대차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는며 적극적인 고객유치에 나섰고 유진투자증권도 그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타 증권사로의 계좌이관 규모는 현재 파악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계좌이관과 맞물려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담보대출 투자 피해를 주장하시는 고객의 경우 투자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거치고 정상적인 상품을 권유한 것이고 매도과정 또한 먼저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을 투자자가 판단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데도 커뮤니티에서 의혹이 계속 확산되다보니 저희도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된 대차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절대 대차거래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공매도에 활용되지도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제기되는 의혹이 대차(거래)를 했으니 (주주들의)계좌 이반을 대비해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는 것인데 최근 증권사에서 주식을 사들인 적이 없다”며 “커뮤니티에서 의심의 근근거로 지적하고 있는 매수물량은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매수한 주식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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