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기 / 131*204 / 356쪽 / 1만4800원 / 비채

Ⓒ비채
Ⓒ비채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솔로몬 같은 판관이 개별 사안에서 지혜를 발휘해 현명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판의 원형적 모습일 것 같다. 하지만 솔로몬이 늘 옳은가? 만일 그가 미친다면? 아침에 부부싸움을 하고 나온다면? 솔로몬도 감정이 있는데, 미운 놈 오면 괜히 없던 죄도 뒤집어씌우고, 벌을 더 줄 수도 있지 않나? 아니, 솔로몬은 괜찮은 사람이니까 믿을 만하다고 치자. 그런 판사가 수십, 수백, 수천 명으로 늘어난다면, 그래도 다 개인의 인격을 믿고 맡겨야 할까? 그렇지 못하다. 인간은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절차를 만들어놓았다. (p20)

‘이태원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 등 우리는 수많은 사건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끔찍한 사건들은 수시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세밀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이 사건들이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 긴 시간 끝에 나온 판결이 대중의 상식과 다른 경우도 많다.

부장판사를 거쳐 변호사, 법률가로 활동해 온 도진기 작가가 사회의 이슈가 됐던 30건의 판결의 내부를 해부하듯 들여다 본 <판결의 재구성>을 출간했다.

이 책 1부에서 도 작가는 ‘김성재 살인사건’, ‘낙지 살인사건’ 등 대중의 상식과 다른 판단으로 공분을 산 판결과 ‘시흥 딸 살인사건’ 등 잔혹함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12가지 사건을 다룬다.

2부에서는 ‘셧다운제’, ‘KTX 승무원 대법원 판결’ 등 사회의 이슈가 된 사건 9가지를 다루며 3부에서는 ‘삼례 나라슈퍼 사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 등 9가지 판결과 양승태 대법원의 상고법원 추진 등을 통해 판결의 내일을 내다본다.

<판결의 재구성>을 통해 과거에 내려진 판결의 내면을 살펴보고 올바른 판결을 이끌어내는 논리와 상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