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윤석민 회장· 최영근 등 SK 오너3세 주요주주
다수 SK 계열 사업장과 거래, SBS 용역 싹쓸이 의혹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급식위탁업체 후니드가 태영그룹과 SK그룹으로부터 일감몰아주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노조와 SBS본부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마약 투약혐의로 구속된 SK그룹 3세인 최영근씨와 윤석민 회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후니드를 통해 SBS 미디어그룹 전체 용역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자산을 증식했다고 주장했다. SBS본부는 윤 회장을 업무상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했다.

노조는 후니드는 SBS뿐 아니라 태영건설과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후니드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사업장에는 SKT 본사, SK이노베이션 본사, SK건설 본사, SK케미칼 본사, SK네트웍스 본사,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SK케미칼 청주 공장 등 SK그룹 관련 사업장이 대다수였다. 전체 사업장 30 곳 중 SK계열 사업장만 19곳에 달했다. 태영그룹 관련해서도 태영건설 본사와 SBS프리즘타워, 태영건설 창원 현장 등이 포진돼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후니드는 SK그룹 일가의 최영근씨를 비롯한 3남매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이후 윤석민 회장이 태영건설 기획담당이던 당시 지분 99.9%를 소유했던 태영매니지먼트와 2013년 합병했다. 노조는 윤 회장과 SK그룹 일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두 회사를 합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일감몰아주기 규제 입법예고 직후 태영매니지먼트와 합병이 이뤄지면서 최씨일가 지분은 67.71%로 윤 회장은 15.38%로 낮아졌다. 이후 후니드는 SK그룹의 일감에 SBS 사옥과 태영건설 등 태영건설의 용역 일감까지 확보하면서 크게 성장했다는게 노조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766억원이던 후니드의 매출은 2018년 2002억원, 영업이익도 41억원에서 10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후니드 성장으로 핵심 주주인 윤 회장과 최씨 일가가 받아가는 배당금도 커졌다. 합병 이후 윤 회장과 최씨 일가에게 각각 배당금으로 28억원과 98억원이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지분 관계가 변경된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최씨 일가의 지분 38.71%를 베이스에이치디라는 기업에 넘기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난해 베이스에이치디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스앤아이가 베이스에이치디 지분과 윤 회장 지분 10.48%를 넘겨받아 후니드 최대주주(49.19%) 자리를 지키고 있다.

노조에서는 윤 회장과 최씨 일가가 지분을 양도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과 SBS 측은 적정한 절차에 따른 계약인데다 관계사도 아닌 만큼 일감몰아주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SBS 측은 “적정한 조건으로 후니드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며 “후니드 매출에서 SBS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며, 주주인 윤석민 회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후니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현재 4.9%만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 또한 “후니드는 SK그룹하고 2005년에 계열분리돼 법적으로 관계가 없는 회사”라며 일감몰아주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후니드 “시작은 SK 쪽 급식과 일부 태영과 SBS 등과도 거래하고 있지만 후니드는 베이스에이치디 산하에 있는 계열사로 경영권이 바뀐 상황”이라며 “최영근씨나 윤 회장은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로 후니드는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나 태영건설, SBS 외에도 다른 사업장도 많이 진출해 전적으로 성장을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후니드 지배회사 변경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회장과 최씨 일가의 지분 양도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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