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주·황성식·길상효·김현재·이하루/ 130*198/ 236쪽/ 1만2000원/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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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을 묶은 책이 출간됐다.

과학문학의 신예 작가를 발굴하는 ‘한국과학문학상’의 3회 수상작에 오른 작품들은 난민, 젠더, 학교폭력 등 지금 시대에 가장 뜨겁고 민감한 이슈를 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풀어내 상상력의 다채로움을 넘어 진지한 사고실험의 우아함마저 보여줬다.

이번 한국과학문학상이 발굴한 SF는 정치적 요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격문학과 맥을 같이하고, 오락적 요소를 중시하는 장르문학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대상 수상작인 이신주의 대체 역사 SF ‘한 번 태어나는 사람들’은 여러 개의 인격이 태어나는 ‘다중인격’이 절대다수, 한 개의 인격만 태어나는 ‘단일인격’이 극소수인 세계에서 단일인격자가 겪는 사회적 차별과 혐오에 대해 다룬 의학보고서다. 차별과 혐오가 득세하는 사회. 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 자신과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된다.

우수상 수상작인 황성식의 페미니즘 SF ‘개와는 같이 살 수 없다’는 인류가 멸망한 시대에 태어난 한 여자가 ‘방주’라고 불리는 안전지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그밖에 가상 수상작도 눈길을 끈다. 하나의 두뇌를 공유하는 왕따 고등학생과 우주 난민 외계인이 주인공인 길상효의 청소년 SF ‘소년 시절’, 한국인 몸에 갇혀 한국 땅에 살게 된 외계인의 이야기를 그린 김현재의 감성 SF ‘웬델른’, 무성생식 임상실험 피험자인 어느 비정규직 여성의 일상을 담은 이하루의 환상 SF ‘두 개의 바나나에 대하여’ 등이 담겼다.

<제 3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정치적‧오락적 층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신예 SF작가들이 선보이는 윤리‧철학적 사고실험을 만끽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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