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시민대책위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접견실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시민대책위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접견실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첫 면담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14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는 스텔라데이지호 시민대책위와 함께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접견실에서 문 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원인 규명과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 ▲국내외 전문가 및 대책위로 구성된 ‘1차 심해수색 보고서 평가단’ 설치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스텔라데이지호 조사권고’ 계획서를 바탕으로 한 유해수습·추가 유해수색을 포함한 2차 심해수색 실시 ▲오션인피니티가 정부에 제출한 ‘구명벌 위치 확인 보고서’에 대한 정확한 검증 및 평가 ▲대책위에 블랙박스(VDR) 복원 과정 전체 녹화 영상 및 관련 서류 제공 등 5가지를 요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허재용 2등 항해사의 누나 허영주씨는 “문 장관은 가족들의 요구에 ‘주무부처는 외교부’라며 ‘해수부는 협조하는 기관이다.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며 “매우 실망스러웠던 면담”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가 주무부처라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라며 “외교부는 해양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서 해수부와 논의해야 한다고 하고, 해수부는 주무부처가 아니라서 외교부에 협조할 뿐이라며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이 2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같은 정부부처 간 핑퐁게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면담에서는 정부가 가족들의 동의 없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에 유해수습 및 추가 수색비용을 선의(善意)로 요청한 문제도 거론됐다.

문 장관은 “외교부의 협조 요청이 있었다”며 해수부가 폴라리스 쉬핑에 수색비용을 요청하는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이어 대책위는 “문 장관에게 폴라리스 쉬핑으로부터 수색비용을 받아 추가 심해수색을 실시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며 “사고원인 규명과 유해 수습을 위해 실질적인 방안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브라질 구아이바 항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가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사고 당시 필리핀 선원 2명은 구조됐으나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4명 등 22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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