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방송 진행한 박영순씨, 교복입은 시민군 故안종필군 등 재조명
文 “남겨진 진실 밝혀야…국회와 정치권 책임감 갖고 노력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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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이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라는 주제 아래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광주 민주화운동의 민주적 가치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5·18 제39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유족·각 정당 대표·국회의원·시도지사·시도 교육감·시민·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다만 황 대표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민주의 문부터 기념식장까지 이동하는데 20분이 넘게 걸렸다. 

기념식은 오프닝 공연·국민의례·경과보고·기념 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서로 60분간 이어졌다.

오프닝 공연은 39년 전 옛 전남도청에서 고인이 된 당시 고등학생의 일기를 기반으로, 밴드 블랙홀의 기타리스트 주상균씨가 작곡한 ‘마지막 일기’가 채웠다. 

기념공연에서는 그해 5월 도청 앞에서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당시 21살이던 박씨는 전남도청 1층 상황실 옆 방송실에서 죽음을 앞둔 시민군의 상황을 마지막까지 알렸다. 

5월 27일 새벽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당시 고등학생 고 안종필 군 어머니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광주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고인은 어머니의 만류에도 시민군에 합류했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지난해 3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해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돼야 한다”라며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이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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