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최고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최고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주요 당직 인선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오는 21일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21일) 오전 10시 원내대책회의 직후에 별도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긴급 최고위 소집 요청서에는 하 의원과 함께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손학규 대표는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에 대한 인선을 강행한 바 있다.

그는 “우리 당 당헌 제32조에 의거하면 최고위원 세 사람의 요청으로 별도의 최고위를 소집할 수 있게 돼있다”며 “세 사람의 최고위원이 특정 안건을 정해 최고위 소집 요청을 하면 대표가 의무적으로 소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긴급 최고위 안건으로 ▲협의 없이 지명된 문병호·주승용 등 최고위원 2인에 대한 임명철회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된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임명철회 ▲당헌에 규정돼 있는 ‘최고위원회와 협의’의 조항들 중 협의 주체인 ‘최고위원회'는 ‘최고의원들 의결정족수 이상 참석한 회의 기준’으로 유권해석 ▲4월 3일 보선 당시 바른정책연구원 의뢰 여론조사 관련 자금유용에 관한 당내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등 5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하 의원은 “최고위가 형식적으로는 정상화됐지만, 다수 최고위원들이 요구하는 안건을 당 대표가 고의로 무시하고 있다”며 “여전히 당의 비상상황으로 이 안건들은 우리 당 입장에서는 현재 당의 막힌 활로를 뚫는 긴급 안건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당은 집단지도체제다. 당 대표와 분리선거를 하는 당이 아니라 가장 득표를 많이 한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대표 최고위원이 안건 상정도 혼자서만 다 처리하고, 다수 과반 이상의 최고위원들이 요구하는 안건은 올리지도 않는다. 이런 전횡을 막기 위해 당헌 32조 최고위원 3인이 요청하면 대표가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는 이 안건들을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헌 32조에 최고위원 세 사람이 별도의 최고위를 소집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이유는 당 대표의 일방적인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서다”라며 “만약 내일 아침 10시에 열지 않을 경우에는 우리도 또 다른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앞서 언급한 자구책에 대해 “소집이 안 될 경우 말씀을 드리겠다”며 “최고위원들과 마지막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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