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후 지지자들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후 지지자들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에 대해 “내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말이 되느냐”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 논란이 인 바 있는 자유한국당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황 대표는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 아닌가.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아무도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를 콕 집어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아니고서야 무엇이 그리 억울해 못 견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의 오늘 발언은 최소한의 예의도, 기본적인 역사인식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철 지난 ‘북한 타령’까지 그대로 이어받은 모양새가 과거 군부독재세력이 지겹도록 우려먹던 색깔론 수법과 판박이”라며 “이러니 자유한국당에 ‘독재자의 후예’라는 세간의 눈총이 쏠리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자 자유한국당도 “독재의 후예 타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는 ‘독재자’라는 비난이 그만큼 뼈저리다는 자기고백과 같다”며 재반격에 나섰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 앞에 진정한 독재의 후예가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켜 드린다”며 “문 대통령이 독재의 후예라고 말해야 할 사람은 북한 김정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독재의 후예 발언을 철회하길 촉구한다”며 “나아가 독재자의 후예란 타이틀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북한의 한 사람에게 독재의 후예란 이름표를 제대로 붙여주시는 때를 간절히 기다리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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