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이틀째 점거농성, 퇴거요청 거부
전면파업 시작…31일 주주총회까지 농성 이어갈 듯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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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을 반대하며 이틀째 점거농성 중인 노조에게 자진퇴거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까지 파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28일 현재,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이틀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연구개발을 위한 R&D법인과 생산법인을 나누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연구개발 존속법인으로 두고 생산법인으로 현대중공업을 두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러나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하면 현대중공업에는 단순한 생산기능만 남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본사 역할을 하면서 대부분의 자산을 챙기고 현대중공업이 수조원대의 부채만 떠안는 상황을 염려하는 것이다. 노조는 또 물적분할이 이뤄지면 구조조정 및 단체협약 미승계에 따른 노조 파괴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16일 부분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이날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또 사측의 퇴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주총 당일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이 계속 늘어 내부 농성조와 외부 대기조, 교대조로 나눴다”라며 “회사가 물적분할 중단을 선언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7일에는 노조가 회사 본관 진입을 시도하던 중 노사간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들간 몸싸움이 벌어져 출입문 유리가 깨지는 등 14명이 다쳤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폭력사태로 규정하고 노조 집행부 40여명을 고소한 상태다. 

이처럼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고 민심이 흔들리면서 지역 국회의원들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 자유한국당 정갑윤·박맹우·이채익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산업은행 성주영 수석부행장을 만나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및 본사 이전에 대한 우려사항을 전달하며 해결에 앞장서줄 것을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당사자다. 

이채익 의원은 “현재의 상황에 산업은행의 책임 가장 크고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산업은행은 알아야 한다”라며 “물적 분할 방안에 따르면 울산에 남는 현대중공업은 자산의 많은 부분을 한국조선해양에 떼 주고 부채는 대부분 가져오는 구조로 돼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지역과 산업을 고려하는 등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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